생활성서사의 신간 안내 중에서 <하느님의 인플루언서, 성 카를로 아쿠티스>라는 책 표지를 보면서 꼭 읽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성인이라고 하면 현대에는 어떤 사람들이 성인이 될까 하는 궁금한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성인은 유복한 어린시절과 청년시절을 보내고 지적인 능력과 매력적인 외모, 인간적인 성격 등 모든 것을 다 갖춘 청년이었다. 잘 자란 청년의 착함이 성인의 이유라니... 하면서 크게 감명없이 읽어나가던 참에 하느님께서 성인을 택하시고 사랑하시는 마음이 느껴지기 시작하였다. 이렇게 매력적이고 부유하면서도 재능이 많은 청년은 일상생활 전체가 오로지 하느님 안에서 조금도 관심사가 벗어나지 않은 순결함으로 살았다! 일상의 평범한 생활이 하느님 안에서 순결하게 유지될 수 있음은 현대의 세속에서는 특히나 더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생명의 소중함을 알고 작은 동물의 아픔도 공감할 수 있고, 내가 배우고 싶고 하고 싶은 일도 컴퓨터라는 전공이 비록 세속에서 잘 활용될 수 있는 도구적인 학문임에도 하느님의 일을 하는데 우선적으로 사용하고 싶어했던 청년이었다.
현대에 사는 청년들은 빈부와 상관없이 지나친 경쟁과 상업적인 전략과 세속적인 즐거움 등에 파묻혀 자신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를 제대로 생각해보지도 못한 채 해나가야 할 일들을 해 내느라 애쓰고 버거워하면서 자신의 커리어를 쌓기 위해 노력하면서 산다. 부유하고 재능이 있으면 있는대로 더 많은 세속의 유혹 속에서 이것저것을 많이 하느라고 하느님이 뒷전이 되기 쉽고, 좋은 직업과 학업을 얻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노력하는 청년들 역시 자신의 목표가 하느님 안에 있기가 어려운 마음 상태로 공허한 노력을 계속 하면서 심신을 탈진한다.
성인은 애초부터 그런 유혹이 없어 보인다. 아니면, 성인전을 그렇게 작성하였는지는 모를 일이다. 순결하게 하느님 안에서 교회안에서 성사와 자신을 일치시키고 교회의 성인들을 따르려는 강한 열망을 끝까지 유지한 이 매력적인 청년은 다른 세속적이면서도 상업적인 것을 싫어하는 마음을 강렬하게 느끼고 그것을 피해야 한다는 내적인 명령에 순종하면서 자신의 하느님께 대한 사랑을 순결하게 가꾸었다. 내적으로 혐오스러운 것, 역겨운것, 의심스러운 것, 좋지 않다고 여기는 것을 아주 싫어하는 마음의 순결함을 계속 무뎌지지 않도록, 현실과 타협하는 마음으로 쉽게 살지 않도록 마음 먹게 되는 자극이 되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