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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1년 5월 20일은 예수회 창립자 로욜라의 성 이냐시오가 포탄에 맞아 부상을 당한 날이다. 당시 명예와 부를 바라던 군인으로서 세속적 출세만이 목적이었던 이냐시오는 그 일로 오랜 병상 생활을 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그는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 깊은 회심을 하게 된다. 그리하여 예수회는 이냐시오가 포탄에 맞은 날을 그 회심의 시작점으로 보고 500주년이 되는 2021년 5월 20일부터 2022년 7월 31일까지를 ‘이냐시오의 해’로 선포하였다. 이를 기념하여, 언론인 다리오 메노르는 예수회 총장 아르투로 소사 신부와 수차례의 인터뷰를 진행하였는데, 이 책 <이냐시오와 함께 걷기>는 그 내용을 토대로 편집되었다. ‘이냐시오와 함께 걷기 라는 제목은 이냐시오 성인이 회심 후 순례자가 되어 걸었던 여정을 탐색해 보고 우리 역시 순례자가 되어 성령의 안내를 받아 길을 떠나라는 초대의 의미를 담고 있다.
성 이냐시오의 체험은 깊은 회삼 과정을 위한 영적 체험이다. 소사 신부는 점점 더 세상의 이치에 동화되어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는 가톨릭교회 구성원 모두에게 이 영적인 체험이 일어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진정으로 그리스도를 만나는 깊은 회심 체험을 통하여 현시대에 복음의 기쁨을 살고 전하기를 간절히 원하는 개인이나 공동체가 있다면 이 책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책속에서]
정치 영역은 ‘백성people’이라는 우리 정체성의 일부입니다. 개인은 자신의 안녕에만 몰두함으로써 자신을 고립시키지 말고 사회 내 모든 이의 공동선을 추구해야 합니다. 교황님께서 말씀하시듯 더 나은 정치를 분명하게 발전시키는 요소들이 있습니다. 그 하나는 전쟁을 권력의 도구로 삼는 것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다양한 형태로 일어나는 사회적 폭력을 거부하는 것도 한 요소입니다. (70쪽)
우리는 모든 이가 자기 문화를 보존할 수 있게 해 주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들이 지식과 정보를 접할 수 있게도 해야 합니다. 물론 그러려면 진정으로 지혜와 진리를 추구하는 데 도움이 되는 도구를 사용해야 합니다. (70-71쪽)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교회를 이끌어 가는 시노드적 모델을 강조하십니다. 이 모델에서는 성령께서 공동체뿐 아니라 각 개인 안에서도 활동하신다는 사실을 존중하는 가운데 더 많은 참여와 식별이 이루어집니다. (82쪽)
그리스도 공동체라는 배는 어디로 향하고 있느냐고요? 그 배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지정해 준 방향대로 항해 중입니다. 비록 가는 길이 똑바르지 않고 때로는 계속해서 조정을 해야 하긴 하지만, 공의회는 교회가 가야 할 로드맵을 그려 주었습니다. 이것이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목표입니다. 그분은 교회가 예수님을 중심에 두되 시대의 징표에 관심을 기울이며 앞으로 나아가는 하느님 백성이길 바라십니다. (89-90쪽)
우리는 한때 영원불변할 것으로 보였던 이데올로기나 식상한 문구, 또는 뻔한 방식들을 버릴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새로운 것을 받아들여야 하고, 이것은 복음서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사실 복음서를 읽으면서 하게 되는 가장 멋진 경험 가운데 하나가 예수께서 관습을 깨뜨리시고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하라고 강권하시는 모습을 관찰하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그분을 비웃고, 또 어떤 사람들은 격분하거나 위협을 느낍니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방어막을 치울 필요가 있습니다. 교회가 앞으로 나아간다는 건 그런 걸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변두리에서 일어나는 예기치 않은 상황들을 예전에 없던 방식으로 다룰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 바로 교회의 진보입니다. (94쪽)
프롤로그 독자에게 드리는 글 욜란다 카프카 RMI
인터뷰를 마치고 다리오 메노르
글쓴이 아르투로 소사 SJ
1948년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출생의 아르투로 소사 신부는 성 이냐시오 학교에 다니면서 예수회 사제, 수사, 학생들을 통해 투신과 봉사의 삶을 알게 되었다. 그들의 생활 양식에 마음이 끌리고 베네수엘라 사람들이 존엄한 삶을 살도록 도울 수 있는 가능성이 보여서 1966년에 예수회에 입회하였다. 카라카스에서 철학 공부를, 로마와 카라카스에서 신학 공부를 마쳤고, 1977년에 사제 서품을 받았다. 사회 문제를 연구하고 행동하는 기관인 구미야 센터에서 일했다. 베네수엘라 중앙 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96-2004년에 예수회 베네수엘라 관구장으로 봉사했고, 2004년-2014년에는 베네수엘라 산크리스토발에 있는 타치라 가톨릭 대학교 총장으로 봉사했다. 당시 예수회 총원장이었던 아돌포 니콜라스 신부는 그를 총원장 자문위원으로 임명하였고, 2014년에는 로마 예수회 총원의 국제 공동체들과 국제 사도직 기관에 대한 총원장 대리로 임명하였다. 2016년 10월 2일에 개회하여 약 한 달 간 계속된 예수회 36차 총회에 당연직으로 참석하였다가 10월 14일에 예수회 총원장으로 선출되었다.
글쓴이 다리오 메노르
1982년생. 언론인. 『엘 코레오El Correo』, 『비다 누에바Vida Nueva』를 비롯한 여러 스페인 언론사의 특파원으로 2007년부터 로마에 머물고 있다. 이탈리아와 바티칸 소식을 보도하면서 베네딕토 16세 교황과 프란치스코 교황의 해외 순방에 수차례 동행하였다.
옮긴이 윤성희
서강대학교와 런던대학교에서 영문학, 철학, 신학을 공부하고 독일 정부 지원(DAAD)으로 괴팅겐대학교에서 연구학기를 보냈다. 2011년 옥스퍼드대학교에서 구약성서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사무엘기 다윗 이야기의 형성 과정을 연구한 학위 논문은 BZAW 시리즈(462)로 출간되었다.
지은 책에 「모세오경」 · 「사도행전·히브리서·가톨릭 서간」(공저) 등이 있고, 옮긴 책에 「다름, 또 하나의 선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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