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순간 기도하는 삶을 살도록 이끌어주는 책

매일 기도를 드리지만 매번 똑같은 기도를 반복하거나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막막함을 느낄 때가 있다.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의 건강과 평안한 하루를 위해, 힘들고 아파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지만, 매번 나는 너무 하느님께 한없이 바라고 기대하기만 하는 건 아닐까 싶어 부끄럽고 염치없이 느껴질 때도 있다. 어떻게 기도해야 할까, 하느님을 향한 내 사랑을 말씀드리고 싶은데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을 때가 많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하느님께 응석을 부리고 아기처럼 매달리는 내 기도도 분명 하느님께서는 기꺼이 들어주시리라는 생각이 들어 기뻤다.
책 속의 기도문들을 하나하나 읽어내려 가면서, 이 책은 나에게 “이렇게 기도하라”고 친절히 안내해주는 선생님이자 그저 읽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어주는 친구 같은 책이라고 생각했다. 저자인 신부님은 들어가는 말에서 “무언가를 위해 기도한다기보다, 기도하는 행위가 삶 그 자체”라고 말씀하신다. 기도가 삶 그 자체라는 말이 너무 가슴 벅차고 아름답다고 느꼈다. 삶의 매 순간마다 하느님을 발견하고 생각하며, 기쁨과 환희의 순간, 슬픔과 고통과 외로움의 시간을 지나갈 때마다 하느님께 나 자신을 온전히 맡기는 삶이 바로 기도가 삶 그 자체인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개인적으로는 <지쳤을 때의 기도>를 읽으며, 너무 지쳐 기도할 힘조차 남아있지 않을 때,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을 때, 그저 침묵 속에서 하느님 곁에서 잠시 쉬겠다고 말하는 것조차 기도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솔직하게 모든 것을 말해도 그 모든 것 이상으로 나를 아시고 이해해주시는 하느님, 하느님을 이렇듯 우리의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안아주시는 분이시라는 것을 왜 잊고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기도문을 몇 번이고 따라하며 손으로도 딸 적어보았다.

특히 이 책의 기도들은 정말 솔직하고 꾸밈이 없다. 기도할 때 뭔가 그럴듯한 말로 포장하려는 마음, 점잖고 품위 있는 표현을 써야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들곤 하는데, 오히려 그런 기도는 알맹이가 없고 상투적인 말들의 나열이 되어버리는 때가 많다. 이 책을 통해 솔직하게 내 마음을 하느님께 솔직하게 표현하는 방법도 배울 수 있었다. “마음에 원망과 질투가 소용돌이치고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아주 깊이 사랑받고 싶습니다.” “믿음이 약해지는 것 같습니다.” “당신을 믿지 못하겠습니다.” 같은 말들을 하느님이 아니시라면 대체 누구에게 말할 수 있을까.
아버지께 응석부리는 어린아이처럼 하느님을 찾고 부르며 매 순간 기도의 삶의 살고 싶다는 마음을 새로이 다지게 되었다. 기도가 삶 그 자체인 내 모든 순간을 위해 이 책의 기도들이 힘과 위로가 되어 주리라 생각한다. 나아가 앞으로는 하늘 아버지께 진짜 내 기도를 드릴 수 있을 것 같다. 기도에 목마른 분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진정한 기도를 알고 싶은 분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