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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고 어린 돛단배
작성자
joy0***
등록일
2026-10-16 03:09:11
조회수
5
평점
책을 대하는 마음은 두 가지였다.
이 신부님은 누구일까? 그리고 이 책을 40대인 내가 읽어도 될까?
결론은 이 책은 그냥 ‘나’를 위한 책이었다.
122쪽.
돛은 바람에 팽팽하게 부풀어 있지만,
그 배 위에 서 있는 사람은 노를 쥔 손이 떨리고 있다.자신이 정확히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는 아직 모른다.
지도도 없고, 나침반도 흐릿하다. 다만 하나는 분명히 안다. 나는 지금, 항해 중이라는 것.
작고 여린 돛단배에 비유한 신부님의 글을 읽고 잠시 울었다.
나의 돛단배는 사실 작고 여리지 않았다. 나름 경험도 많고, 일을 사랑하는 통통한 돛단배였다.
스스로 만족할 만큼 잘 나간다고 자부하던 순간에 1기였던 암이 재발하였고, 7시간이 넘는 수술 후에는 6번의 항암을 받았다.
그리고 그 돛단배는 기약 없이 멈추었다.
하느님한테 삐져서 매일 바치던 묵주를 손에서 놓았다. 하지만 옹졸하고 차갑던 마음은 주변의 기도와 응원으로 살살 녹기 시작했다.
내가 하느님을 원망했던 딱 그만큼 이웃의 사랑으로 채워주셨다.
치료가 끝난 후 우연히 아파트에 있는 ‘작은 도서관’ 사서 봉사를 하게 되었다.
전체회의가 있던 날, 신입봉사자로 찾아간 곳에서 항암모자를 쓴 분을 만났다. 관장님이셨다.
그분은 자궁암에서 유방암으로 전이되어 이제 막 항암이 끝나셨고, 방사선 치료를 앞두고 계셨다.
첫 만남에서 단짝처럼 옆에 앉아 관장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서로 위로하고, 공감하고, 용기를 주며 그간의 경험을 잔뜩 나누었다.
돈 보스코가 강조한 ‘아씨스텐자’ 즉 ‘함께 있어 줌’의 순간이었다.
37쪽.
부르심은 거창하지 않았다. 하느님께서는 그저 내가 가장 나다울 수 있는 곳으로, 조금씩 조금씩, 나를 이끌어 오셨을 뿐이었다.
지금 내가 앉은 자리가 원했던 만큼 화려하고 큰 자리는 아니지만 하느님께서 나다움으로 이끌어주신 자리라고 믿는다.
이창민 신부님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해파리’로 그 순간 최선을 다하셨듯이
나와 이웃의 회복을 위해 기도하고, 매일을 기쁘게 살아간다면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암경험자’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곁을 내어주는 기쁨을 알게 된 나는, 이창민 신부님이 어디서 춤을 추든, 노래를 부르든 큰누나의 마음으로 응원하고, 기도하고자 한다.
그리고 나의 작고 여린 돛단배에 앉아 노를 저어보겠다.
하느님, 이창민 신부님의 꿈에 수단을 입혀주셔서 감사합니다.
상품 정보
누가 내 꿈에 수단을 입혔을까 / 생활성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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