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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양업 신부님의 시복시성을 기원하며" 『양들이 있어 나는 걸었네』를 읽고

    작성자

    3405***

    등록일

    2026-06-22 00:06:34

    조회수

    3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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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미예수님~^^
    안녕하세요~
    오늘은 최양업 신부님의 시복시성을 기원하며 생활성서사에서 출간한 『양들이 있어 나는 걸었네』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지난 6월 15일은 가경자 최양업 토마스 신부님의 선종 165주기였습니다. 최양업 신부님 하면 흔히 '조선의 두 번째 신부', '땀의 순교자'라는 말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저 역시 신학원을 다니며 최양업 신부님의 생애와 업적에 대해 배웠고, 부모님과 형제들의 신앙 이야기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제가 기존에 알고 있던 것보다 훨씬 넓고 깊은 최양업 신부님의 면모를 보여주었습니다.

    최양업 신부님의 삶을 이야기할 때 할아버지와 부모님, 그리고 형제들의 가계(家系)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신앙을 위해 목숨까지 내어놓은 최경환 성인과 이성례 복자, 그리고 박해로 흩어진 가정을 끝까지 지켜낸 형제들의 서사는 최양업 신부님의 삶을 이해하는 중요한 바탕이 됩니다. 특히 노비들에게조차 '아버지', '어머니'라고 부르게 했다는 일화는 지금 들어도 깊은 감동을 줍니다. 신분과 계급이 엄격하던 시대에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자녀라는 복음 정신이 최양업 신부님의 가정 안에 이미 살아 숨 쉬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 책은 최양업 신부님 개인의 삶에 깊이 시선을 집중합니다. 부르심을 받게 된 과정부터 마카오 유학생 시절의 생활과 교육, 사제품을 받기까지의 험난한 여정, 그리고 조선에 돌아와 사목자로 살아간 삶을 차근차근 따라가게 합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최양업 신부님의 업적에 관한 부분이었습니다. 신부님은 기해박해와 병오박해 순교자들의 행적을 조사하고 정리하여, 훗날 한국 순교자들이 시복시성되는 데 결정적인 토대를 마련하셨습니다. 홍콩 유학 시절에는 순교자 자료를 라틴어로 번역하는 일에 동참하며, 언젠가 조선의 순교자들이 세계 교회 안에서 공경받게 되기를 간절히 희망하셨습니다. 오늘날 한국 순교 성인과 복자들의 시복시성 뒤에는 최양업 신부님의 보이지 않는 눈물과 노력이 자리하고 있음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다른 순교자들의 시복시성을 위해 평생을 바쳤던 신부님 자신의 시복시성은, 오랜 세월 충분한 연구와 자료 축적이 이루어지지 못해 오히려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또한 최양업 신부님은 뛰어난 교육자이자 사목자였습니다. 교리를 백성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천주가사를 지으셨으며, 「사향가」, 「공심판가」, 「사심판가」, 「선종가」 등은 신자들의 신앙생활 안에 깊이 스며들었습니다. 글을 모르는 백성들에게 노래는 가장 훌륭한 교리서였습니다. 최양업 신부님은 이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계셨으며, 음악적 요소를 사목과 신앙 교육에 적극적으로 활용하셨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당시 조선 사회의 현실에도 깊은 관심을 기울이셨습니다. 양반 사회의 폐단과 백성들의 곤경을 안타까워하셨고, 물을 정화하는 방법과 농업 개선 방안에도 관심을 보였습니다. 복음을 전하는 일과 사람들의 고단한 삶을 돌보는 일을 결코 따로 생각하지 않으셨던 것입니다. 책에 소개된 사목 통계는 참으로 경이롭습니다. 남아 있는 기록만으로도 1,373명 이상의 성인에게 세례를 주셨고, 12,634회의 고해성사를 집전하셨으며, 4,517회의 영성체를 나누어 주셨습니다. 순방하신 교우 수만 해도 13,826명에 이릅니다.

    마침 저는 어제 수원교구 디딤길 구산성지에서 마재성지 구간을 걸었습니다. 아름답게 정비된 길이었고, 2년 넘게 신어 발이 편한 브랜드 트레킹화를 신고 걸었습니다. 그런데도 네 시간 정도 지나자 신발 밑창이 양쪽 다 벌어져 더 이상 걸을 수 없었습니다. 집에 돌아온 뒤에는 허리 통증으로 종일 누워 지내야 했습니다. 자연스럽게 최양업 신부님은 어떻게 그 옛날 짚신을 신고 그 험한 산길과 고갯길을 수없이 오가셨을까 싶었습니다. 첫 도보순례라 걱정하는 저에게 디딤길 봉사자 한 분이 "고비가 오면 그때는 하느님께서 도와주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현실적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해 보이는 최양업 신부님의 초인적인 사목 여정 역시 하느님의 도우심 없이는 결코 설명할 수 없을 것입니다.

    순례전 미사에서 구산성지에서 담당 신부님께서는 20여 년 전 요당리에서 배론까지 홀로 순례했던 경험을 들려주셨습니다. 앞이 보이지 않는 밤길에서 배는 고프고 잠잘 곳도 없어 막막했지만, 길이 꺾이는 곳을 돌아서자마자 마을의 불빛이 나타났다고 하셨습니다. 우리 신앙도 그와 같다고 하시며 앞이 깜깜하여 더 이상 갈 수 없을 것 같을 때, 조금만 더 걸어가면 반드시 불빛이 보인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최양업 신부님의 삶도 매 순간 그런 믿음의 여정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책의 후반부는 최양업 신부님의 시복시성 추진 과정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많은 신자가 신부님의 시복시성을 간절히 바라고 있지만, 그 과정이 얼마나 엄격하고 오랜 시간이 걸리는지는 잘 알지 못합니다. 특히 기적 심사는 단순한 신심을 넘어 의학적 검증과 객관적인 자료가 요구되는 매우 까다로운 과정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기에 최근 교황청 의학자문위원회에서 긍정적인 판단이 내려졌다는 소식은 우리에게 큰 희망과 기쁨으로 다가옵니다.
    책을 덮으며 가경자 최양업 신부님의 시복시성을 더욱 간절히 기도하게 되었습니다. 순교자들의 기억을 남기기 위해 온 힘을 다하셨고, 교우들을 위해 평생 길 위에서 숨을 거두셨으며, 백성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놓으셨던 최양업 토마스 신부님. 신부님의 거룩한 삶과 덕행이 한국 교회 안에 더욱 널리 알려지고, 하루빨리 시복시성의 영광이 이루어지기를 마음 모아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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