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서 기도하시는 하느님’이라는 부제가 무엇보다 마음에 와 닿았던 책, <기도>였습니다.
매번 기도한다고 하면서도, 내가 정말 기도하고 있는 건지, 또 내 기도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스스로 묻게 될 때가 많았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제게 온 <기도>는 그런 제 하루를 다시 돌아보게 하고, 기도의 방향을 다시 바라보게 해 준 귀한 선물이었습니다.
“기도는 하느님이 들어오시도록 우리의 마음을 여는 일이며, 하느님이 우리에게 오시는 길을 닦는 일입니다.”(p.19)
이 문장을 읽으며 오래 머물렀습니다.
기도는 내가 무언가를 얻기 위해 끊임없이 청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내 안에 오실 수 있도록 길을 내어 드리는 일이라는 것을 다시 배웁니다.
문을 여닫는 것처럼 마음의 문도 쉽게 열리면 좋으련만, 제 마음만은, 기도의 문만은 그렇게 쉽사리 열리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요즘은 조금 나아졌지만, 한동안 저는 기도할 때마다 제 이야기와 넋두리만 늘어놓곤 했습니다. 그런데 책은 다시금 말해줍니다. 기도할 때는 들으려 애써야 한다(p.23)고요.
내 말만 쏟아내는 것이 아니라, 침묵 안에서 하느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는 것 또한 기도라는 사실을 다시 깨닫게 됩니다.
한때는 늘 청하기만 했습니다.
이루어지든 아니든 이미 다 알고 계신 하느님께서도 우리가 청하기를 바라신다고 하니,
그것만으로도 기도라고 여겼습니다. 그런데 책을 읽다가 어느 순간 문득 마음에 크게 와 닿았습니다.
좋은 부모가 자녀의 청을 모두 들어주지 않듯, 하느님께서도 늘 우리가 바라는 방식으로 응답하시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저는 왜 자꾸 그것을 잊고 있었을까 하고요.
아우구스티누스는 청원 기도는 하느님의 뜻을 바꾸는 기도가 아니라, 우리를 변화시키는 기도라고 말합니다.
우리 마음을 넓혀 하느님의 은총을 받아들이게 하고, 그 은총을 담을 수 있는 그릇으로 우리를 빚어 가신다고요.
매주 성경공부를 시작하며 짧게 렉시오 디비나를 합니다.
말씀을 천천히 읽고, 마음에 머무는 단어와 구절을 붙잡고 오래 묵상하다 보면, 어느새 제 기도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음을 느낍니다.
내가 하고 싶은 말보다, 하느님께서 지금 내게 들려주시는 말씀이 무엇인지 바라보게 됩니다.
그 작은 변화 안에서, 이 책이 말하는 참된 기도가 무엇인지 조금은 알 것도 같습니다.
책은 참된 기도는 단순하고 꾸밈이 없으며, 죄인을 변화시키고 하느님을 영광스럽게 만든다(p.37)고 이야기합니다.
마음의 때를 벗기고 꾸밈없이 그분께 나아가, 오래 그분 안에 머물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저 또한 이 책과 함께 다시 기도의 자리에 머물 수 있어 참 감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