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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후기

    잊혀진 하느님, 그리고 앗숨교회

    작성자

    wand***

    등록일

    2026-04-15 12:51:42

    조회수

    10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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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느님을 잊은 그대에게』라는 책 제목에서 말하는 '그대'에 나는 포함되지 않는 줄 알았다.

    전쟁, 기후 위기, 난민, 정보화 시대의 혁신적 생산 수단이 야기하는 각종 문제들이 범람하는 오늘날, '신은 죽었다'를 지나서 아예 신에 대해서는 무관심하거나 더 이상 하느님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는 이 시대에, 그래도 나는 '무늬는' 신앙인이니 말이다.

    이 책은, 당신의 신앙은 정말 당신의 삶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가? 당신에게 하느님은 '시계공 하느님' 같은 조물주가 아니라 실재 삶에서 작동하는 하느님인가?를 묻고 있다.

    총3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그리 두껍지 않은 이 책은 여러 번 읽을 수 밖에 없었다.



    [1장.열정의 하느님]

    종교적이라는 말이 부정적 뉘앙스를 띠는 사회에서 '영적이지만 종교적이지 않다'는 자기 규정이 늘어나는 현상을 분석, 신앙은 어떤 방식으로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가? 하느님을 믿는다는 것은 단순한 감정이나 열정 이상의 무엇을 요구하는가? 를 묻고 있다.

    수세기 동안 교회는 사람들에게 구원에 대한 두려움을 조장해왔고, 16세기 이후 하느님 상은 위로와 평화의 근원에서 분열과 폭력의 상징으로 전도되는 위험을 안게 되었다. 일부 사상가들은 하느님 없는 세계가 오히려 더 인간적이고 도덕적 사회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인간은 여전히 불안해 하는 존재이고, 의미를 갈망하는 존재이다. 그 갈망 자체가 신의 흔적이다. 교회라는 제도적 틀을 벗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영적 목마름으로 삶의 의미, 사랑, 삶의 궁극적 목적을 찾고 있다. 지금 요구되는 것은, 모든 종교 전통에는 깨어있는 비판과 성찰이다. 무엇보다 자신의 근원에서부터 스스로를 새롭게 하는 쇄신에 열려 있어야 한다.

    하느님에 대한 망각은 고통에 대한 무감각, 고통받은 이들과의 연대 기억자체를 상실하는 행위라고 진단한 학자가 있다. 이러한 시대에 세상은 무엇보다도 실천하는 사람들을 필요로 한다. 신앙적 삶은 연대의 길, 타자와의 사랑을 통한 인간다움으로 이끈다. 사랑하는 연대야말로 인간다움으로 나아가는 왕도이다. 무신론자든, 실용주의자든, 신앙인이든 생의 마지막에서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궁극적 질문은, "나는 사랑하는 사람이 되었는가?" 이다.



    [2.무언가주의 세상]

    아우구스티누스 이후 전통적으로 발전해 온 '정의로운 전쟁'교리는 오늘날에는 그다지 유효하지 않다. 종교의 정체성은 평화로운 공존을 위해, 다양한 정당화 방식을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라는 기도는, 하느님께서 인간의 삶과 공동체의 삶을 형성하는 근원적 힘이 되시도록 간청하는 기도이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하느님의 나라-진리와 생명의 나라, 거룩함과 은총, 정의와 평화의 나라- 는 '지금, 이 역사 속에서' 자라나야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실현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자 한 시노드적 교회는 하느님께서 세우신 여정의 공동체로, 하늘 나라가 '이미,'지금' 이 땅 위에 임하도록 하는 사명은 모든 이의 참여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다. 모든 존재의 공명, 모든 이의 평등한 존엄, 모든 존재의 일치로 보편적 연대가 따르는 것이다. 이는, 교회의 위기와 정체성을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신학적 통찰을 바탕으로 교회를 '하느님의 구원 행위에 응답하는 공동체'로 재정립할 것을 제안한다.



    [3.앗숨adsum 교회-예, 제가 여기 있습니다]

    신자들의 교회 탈퇴 성향은 눈에 띠게 증가했다. 교회 자체의 쇠퇴가 아니라 그 쇠퇴가 사회전반에 미칠 부정적 파급효과를 간과해서는 안된다. 여기서, 단일 색조의 '그리스도교 사회'가 아닌 다원적 상황 속에서, '어떻게 일관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하는 질문이 제기된다.

    '예수는 OK, 교회는 NO'인 현실에서 비판의 초점은 교회 일반이 아니라 '제도'로서의 교회다. 제도란 사회적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검증된 삶의 지혜를 묶어 놓은 패키지와 같은 것이기에 끊임없이 발전해야 한다. 제도는 교회의 기초이며 반드시 지켜야 할 토대다. 과거에 유효했던 틀이라도 오늘날 계속 의미 있으려면 반드시 수정과 조정을 거쳐야 한다. 신학적 핵심은 '예수는OK'에 담겨있다. 교회는 언제나 복음, 곧 예수 그리스로를 기준으로 판단받는다. 복음은 모든 쇄신의 근거이며, 교회가 끊임없이 개혁되어야 할 이유와 방향을 제시한다.

    제 2차 바티칸 공의회는 성경적 사회 형태뿐 아니라, 현대적 핵심 가치인 (종교의) 자유, 평등, 형제애를 수용하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포한 시노드 여정은 성직주의적,군주주의적, 절대주의적 교회 형태를 극복하려는 데 목적이 있었다.



    저자 파울.M. 쭐레너는 만일 자신이 급진적(radical)이라면, 그 급진적이란, 어떤 극단적 이념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뿌리(radix)로 돌아가고자 하는 태도, 즉 복음의 가장 근원적인 메시지에 다시 서고자 하는 열망이라고 머리말에서 말했다. 교회 제도의 개혁에 상당히 급진적 의견을 내보이는 저자의 주장에 공감할 수 있는 이유이다.

    이 책의 원제는 passion(세상을 향한 하느님의 열정)이다. 이 열정은 무기력한 신앙인인 나 자신을 비판하는 말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책은 한 번 읽고 덮는 대신, 밑줄 그어가며 여러 번 읽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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