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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인간   #2025 희망의 순례자들 희년   #이탈리아 수도원 기행   #풀리지 않는 신앙적 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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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후기

    좋은 길동무, 이탈리아 수도원 기행

    작성자

    kko3***

    등록일

    2025-04-15 11:48:32

    조회수

    26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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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현동 아빠스의 '추천의 글'부터 호흡을 가다듬게 한다. 지긋한 눈매의 안내자가 수도원 입구에서 막 문을 열고 소란스럽지 않은 환대의 자세로 길을 인도하는 것 같다. 그렇지, 이탈리아의 수도원은 건축물 자체로도 다양한 의미와 가치를 지니고 현재에 존재하지만 사실 그보다 더 중요한 의미, 더 중요한 가치는 그곳이 거룩한 만남의 장소라는 데에 있을 것이다. 그곳에 대해 안다는 것, 그곳을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거룩한 만남'의 부스러기라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며 책장을 넘긴다.

    수도원은 사람이 사는 곳이다. 사람이 사는 곳이었다. 결국 수도원을 찾아가는 '이탈리아 수도원 기행'은 그곳에서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들이 걸어간 길에 대한 이야기다. 1500년, 1000년, 그리고 수백 년. 수도원에서 살았던 사람들의 세월은 아득하다.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들은 까마득히 먼 조상 같다. 하지만 그들 역시 단 한 번뿐인 삶을 산 유한한 존재, 단점과 부족함을 가진 결핍의 존재였다. 그들의 공통점은 눈에 보이는 현실 너머 비가시적인 세상에 대한 관심, 그 안에 참된 진리가 있다는 믿음, 그 믿음을 새롭게 하면서 진리에 도달하려고 분투했다는 것이다. 그 치열한 전투의 현장이 수도원이기도 했다.

    수도원은 꽃이 피고 아름다운 음악이 흐르는 고요한 낙원이 아니다. 매일 일용할 양식을 얻기 위해 노동하고 매일 영혼의 양식을 얻기 위해 기도하고 스스로를 성찰해야 혹독한 수양의 공간이었다. 그런 이야기가...이 책에...조금 더 구체적으로 들어있다. 때로는 벅차고 때로는 안타깝고 때로는 쓸쓸한 이야기들이.​

    결국 오늘 우리가 살아가며 구하는 평안, 지속적인 위안, 가진 것에 감사하고 부족함을 겸허히 인정하며 더 나은 존재로 나아가려는 희망의 덕을 구하는 여정이 바로 여기 있다. 그래서 시공을 뛰어넘어 보편적일 수밖에 없다.

    "…로마에서 30년, 하느님께서 제게 보여주신 당신의 모습을 다른 이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그 마음이 제가 이 길을 가고 있는 이유입니다."​

    1부 '솔로몬의 매듭'에서 저자는 서둘지 않고 천천히 수도생활이 시작되었던 역사부터 살펴준다. 그리고 서방교회에서 공동체 수도원을 완성해 오늘날까지 생생하게 살아 있는 베네딕토수도회로 순례의 길을 열어준다. ‘거룩한 절벽’에 기대 숨어들었던 수비아코수도원의 구석구석을 돌아보는 동안 정말 그 오래된 공간의 숨결이 느껴지는 것도 같았다.

    수도원의 역사는 중세유럽의 역사와 한 길을 걸었다. 800년 교회를 지키는 군대이자 보호자가 되겠다고 서원한 카롤루스 대제가 교황 레오3세로부터 황제로 왕관을 받은 후 제국의 발전과 더불어 수도원도 확대되었다. 제국의 보호와 제도 속에서 수도원은 권력과 영지를 소유하고 막강한 힘을 갖기도 했지만 독립성과 자주성도 동시에 흔들려 고유의 수도생활이 위협받는 요소가 되기도 했다. 결국 제국의 흥망성쇠와 맞물려 거대한 수도원도 쇠락하게 되었다. 그래도 수도사가 머무는 곳은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프란치제나 길에 있어서 더욱 순례자들이 많았던 안티모 대수도원은 시에나 대교구가 관리는 하지만 수도생활은 이어지지 않는다. 텅 빈..건물로 남아 있다.


    2부 '신비의 우물'을 시작하며 저자는 ‘허파가 두 개인 이유’에서 동서방 교회의 분열도 이야기한다. 갈라진 교회를 아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갈라지지 않았던 시절의 일도 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구와 갈라졌는지, 왜 갈라졌는지에 대해 조금은 정성스럽게 들여다봐야 할 필요가 있다. ‘무엇이 우리를 갈라놓을지라도’ 우리는 형제라는 사실을 곱씹어봐야 하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에서 발견되는 이탈리아-비잔틴 수도원은 무척 반가운 소개였다.

    ”교회는 두 허파로 숨을 쉬어야 한다.“

    그렇다, 이미 동서방교회로 갈라진 현실에서 그나마 서로가 '두 개의 허파'라고 서로 존중하고 살 수밖에. 그 갈라진 시간 속에서도 뼈아프게 분열을 고민한 사람들도 많았을 것이다. 그래서 같이 만나 어떻게든 뭔가 방법을 찾아보자고 한 경우도 종종 있었다. 그런 역사는, 안타깝지만 아름답다. 그런데 가까이에서 그런 일들을 듣고 보고 알지 못하면 그건 내가 모르는 세상일 수밖에 없다. 그 때문에도 오랫동안 로마에 살았던 저자가 들려주는 생생한 이야기들이 귀하다.

    중세 수도원의 또 다른 형제들, 콘베르시에 대한 이야기도 그렇다. 르토로네수도원에 갔을 때 중정을 나가 들어선 곳이 올리브유를 압착하고 밀을 빻고 하던 콘베르시 형제들의 영역이었다. 그나마 수도원 성당 같은 곳은 어느 정도 복원이 돼 있었지만 콘베르시 영역은 폐허 자체였다. 그 무너진 건물의 짙은 그림자 속에서 알았다. 수도원에는 사찰의 불목하니 같은 형제들도 많았던 것을. ​

    그래야 수도원이 유지될 수 있었다. 특히 계곡 사이를 일궈 살았던 시토수도회는 노동력이 훨씬 더 많이 필요했다. 그때 여러 가지 이유로 수도원 입회가 어려웠던 사람들에게도 문이 열렸다. 그들은 기도하는 수도승과는 다른 생활 속에서 살았다. 하는 일도 달랐고 사는 공간도 달랐다. 처음에는 '공존'의 아름다운 이상으로 비치기도 했지만 결국 사람의 일이어서 그 관계가 좋지만은 않게 이어졌다고 한다. ​

    그들에 대한 기록을 열심히 찾았었다. 아예 공부에 담을 쌓고 살았던 관계로 외국어에 완벽한 젬병인지라 구글번역을 통해 생각하고 크로스체크해보고 나름대로 어떻게 이어진 이야기인지 대강 감을 잡게 되었다. 그런데 그렇게 애썼던 궁금증이 저자의 소개로 명확하게 알게 되었다. 조금 더 일찍 저자의 소개를 알았다면 그 고생은(^^) 안 해도 됐을 텐데 싶었다. 그러니까 내게는 참 필요한, 실제적으로 많은 도움도 되는 내용들이 가득했다.

    베네딕토회와 시토회, 카르투시오회 수도원의 평면도가 간략하게 소개돼서 미리 알고 가거나 책을 들고 수도원을 찾으면 정말 큰 도움이 되겠다. 공간의 목적을 알면 들어서는 순간 한 번은 생각을 짚어볼 수도 있으니까. 카르투시오 수도원의 '대화의 복도'라거나 시토수도원의 '죽음의 문'이라거나 그런 공간들을 걷거나 바라볼 때 아무래도 알고 가면 한결 달리 보일 수도 있다.
    지금은 이탈리아라는 나라의 수도원들이지만 중세 유럽에서는 수도회마다 '같은 집'이었으니까 이탈리아 수도원들을 알아가는 건 프랑스 수도원들에 대해서도 조금 이해가 생기는 일이다. 이탈리아는 당연한 일이지만 프랑스 수도원에 가실 분들도 읽고 가면 정말 도움이 될 것 같다. 손에 들고 수도원에 가는 것도 좋은 도반과 함께하는 일이 될 것이다. 좋은 책, 좋은 소개들이 많아져서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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