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합니다, 하느님을 사랑한 사람들

이나미 저/심백섭 감수

생활성서사/ 2023년 05월

이 책의 저자인 이나미 박사는 정신 건강 의학과 전문의이자 융 분석 전문가입니다. 이 책은 크게 ▲제1부 사랑과 헌신의 삶(근현대 시대, 고대와 중세 시대) ▲제2부 지성과 영성의 삶(근현대 시대, 중세 후기와 근세 시대, 중세 중기 이전 시대)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역경을 딛고 사랑의 길을 발견한 작은 꽃 소화 데레사 성인, 선으로 악을 이긴 아우슈비츠의 성자 막시밀리안 마리아 콜베 성인, 용서와 포용의 덕으로 빛나는 마리아 고레티 성인과 그 가족 등 성현들의 이야기 등을 근현대 시대, 고대와 중세 시대 등으로 시기를 나눠서 성인과 순교자 등 30여 명의 삶을 따라 그들의 사상 및 종교적 태도를 심리적 측면에서 꼼꼼히 보고 재해석했습니다.

또 종교적 심성이 개인의 삶을 어떻게 완성하는지, 그런 체험이 공동체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보고 있습니다. 즉 분석 심리학적 관점으로 풀어내어 그들이 삶으로 증명한 메시지를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전해 주고 있는 거죠. 책속의 등장인물들은 그리스도교 2천년의 역사 속에서 귀한 보물과도 같은 분들이라고 생각됩니다.

특히 제가 비교적 잘 알고 있는 제1부 사랑과 헌신의 삶 주제 속 소화 데레사 내용 중 “어쩌면 소화 데레사를 닮고 싶어 하는 이들이 지금도 어딘가에서 자신의 슬픔에 머물지 않고 신앙심을 깊게 해서 사랑을 나누려고 노력하고 있는지 모른다. 정신 의학에서는 이를 회복력resilience, 즉 고통에서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정신력의 차이로 설명하는데, 영성의 힘으로 고통을 의미 있는 행복으로 바꾼 데레사 성인이 정신적 치유의 궁극적인 모델이 되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는 저자 이나미 박사가 분석한 문장이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이나미 박사는 이 책을 통해 교회사에 등장하는 성인들 이야기를 융의 큰 그림과는 조금 다르게 분석 심리학적 관점에서 풀어냈습니다.

책을 읽다보니 개인적으로 제가 알고있었던 분들은 소수에 불과했습니다. 대부분은 모르고 있던 성인과 현자들입니다. 그들은 현세의 고통보다는 내적행복을 위해 겸손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신앙과 삶에 관한 깊은 묵상과 지혜에 더해 통렬한 자기반성을 하게 됩니다. 저자 자신도 “여러 인물에 대한 자료와 정보가 세속적 의미의 중요한 사람을 만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내면의 성장으로 이끌었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내용을 감수한 예수회 심백섭(유스티노) 신부는 “렉시오 디비나, 이냐시오 묵상 방법과도 구성 방식이 상통해서 그 묵상을 예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하며 “성인전 같은 책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 대한 좋은 예시”라고 추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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