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축소가 가능합니다.

닫기

현대인들의 가장 큰 애로점은 대화의 부족이나 극단적으로 말하면 단절이라고 생각한다. 그 대상이 가족일 수도 있고 회사나 신학교, 수도원 등 교회 공동체이기도 하다. 특별히 AI(인공지능)과 같은 최첨단 기술이 활발한 세상일수록 대화는 점점 어려운 기술임을 절감하는 시대이다. 에드윈 킴과 이서원 작가는 이 대화를 아주 자연스럽게 주고받는다. 장기 둘 때 장군! 멍군! 하듯이 편하게 이야기를 꺼내 놓는다. 아주 좋은 주제로! 요즘 어때 그 한마디가 우리 삶을 다시 바라보게 한다. 편안한 대화를 하도록 돕는다. 기획 의도는 자연스러운 대화로의 초대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하게 되는 신간 요즘 어때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요즘, 당신은 어떻게 살고 있나요? 피아니스트 에드윈 킴과 작가이자 상담가 이서원이 나누는 삶과 마음의 대화.우리에게 가장 익숙하면서 쉽게 묻지 못하는 말이 있다.   “요즘 어때?”  요즘 어때는 피아니스트 에드윈 킴과 심리상담가 이서원이 서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답하며, 삶과 관계, 가족, 상처의 회복. 그리고 인간의 내면을 함께 숙고해 본 책이다.두 사람의 대화는 명료하다. 깔끔하다. 평범하지만 영적이고 심오한 질문 하나를 붙잡고 자신의 삶을 묵상하게 이끈다.   나는 지금 살아지고 있는가, 아니면 내 삶을 스스로 살아가고 있는가.    


 2024년 11월,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반듯한 자세, 또렷한 눈동자, 배려에 빈틈이 없는 말. 작가 이서원은 시종일관 나를 불편하게 했다. 흔들림 없는 친절함, 어디에서도 들어 본 적 없는 감탄과 칭찬. 저 모든 말이 과연 진심일까. 두려웠다. 그 이후 여러 번 공연에 초대했으나, 다시 볼 수 없었다. 그런가 보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모이세 신부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에드윈이 함께했으면 하는 일이 있어요. 같이 식사 자리를 만들어 볼게요.”

  2025년 10월 17일, 한남동. 그를 다시 만나게 되었다. 교수 채용 면접이었다. 아들의 시선에서“저희 콩나물 대학교 교수직 초대에 흔쾌히 응해주신 이유가 무엇입니까?”“좋은 사람이 모인 곳에 저의 음악이 쓸모가 있다면 어디든지 갑니다.” “패스입니다! 자, 그럼 이제 선생님이 질문하실 차례입니다. 총장에게 궁금하신 점이 있습니까?” “없습니다.” “익스트림 패스입니다! 이런 무한 신뢰라니. 환영합니다, 교수님.”

더 이상 칭찬을 불편해하지 않고, 감사하고 기뻐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 있었던 나는, 그렇게 콩나물 대학교 음악과 교수가 되었다. 이후 몇 번의 만남 끝에, 총장님은 내게 당신의 아들 승준이의 형이 되어 줄 수 있겠냐고 물어보셨다. 맑고 건강하게 키운 귀한 외아들에게 형을 만들어 주고 싶은 아버지의 마음이 나를 향해 있다니. 알 수 없는 먹먹함이 스며들었다. 내가 정말 그만한 자격이 되는 사람인가. 알아갈수록 별 볼 일 없는 사람일 텐데, 실망이 너무 빨리 찾아오면 어쩌나. 겁이 났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바쁜 연말이 찾아왔다. 예술 심상치료를 하시는 분이 주관한 한 송년회에서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선의의 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공격은 미움을 타고 들어 오는 공격보다 대미지가 훨씬 크다. 다음 날 멘탈이 완전히 무너진 상태로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에서 1박 2일간 열린 연말 행사에 참석했다. 총장님을 보자마자 눈물이 터질 것 같았다. 

  “총장님, 제가 어제 같은 일을 하시는 분께 상처를 받은 일이 있습니다. 오늘 일정 후 시간을 내어 주실 수 있겠습니까?” 하고 여쭈었다. 총장님은 내 눈을 깊게 보시더니 이내, “네, 새벽 4시까지 여유 있습니다.” 하고 상담을 허락해 주셨다. 똑똑. 네-. 문을 열고 들어가는 나를 보자마자 총장님이 외치셨다. “누굽니까. 누가 우리 에드윈을 이따위로 만들어 놨어!” 분노가 서린 한마디에 나는 배시시 웃으며 앉았다. 사실 전날의 상처를 극복하는 건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인정할 건 인정하고, 아닌 것은 흘려보내면 그만이었다. 다만 그 사건으로 인해 사정없이 소용돌이쳐 엉망진창이 된 내 마음을 털어놓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 대화가 생각보다 길어졌다. 눈물과 위로, 공감이 뒤범벅된 시간이 끝나가던 그때, 잠깐 침묵이 이어졌다. 그리고 총장님이 조심스럽게 입을 떼셨다. “제가… 감히 교수님의 아버지가 되어 드려도 되겠습니까?”

어, 이게 뭐지? 당혹스러움을 안고 총장님의 눈을 들여다봤다. 온몸으로 알아들었다. 이 사람, 지금 상담가로서 위로를 건네는 게 아니다. 과거의 어린 성필이에게 아버지가 되어 주겠다며 손을 내밀고 있는 거다. 덥석 잡았다. 눈시울이 붉어졌다. 차마 아이처럼 기뻐하지 못하는 어른아이의 미소를 건네고 내 방으로 돌아왔다. 따스한 손길이 필요했던 어린 시절의 기억들이 분수처럼 터져 나왔다. 아버지가 되어 주겠다는 총장님의 목소리가 가슴속에 천둥처럼 반복해서 울려 퍼졌다. 그 밤, 얼마나 많은 눈물을 쏟았는지 이제야 고백한다. 그렇게 치유의 여정이 시작되었다. 아버지는 매일 글을 쓰시고 여러 사람과 함께 나누신다. 매일 연습하고 곡을 쓰고 누군가에게 들려주려는 나는 그 마음을 안다. 내 작품을 자랑하려는 것이 아니다. 모든 창작의 순간에는 나보다 더 나은 지혜가 담길 때가 있다. 필경 그것을 발견한 기쁨을 나누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그게 얼마나 외로운 감정인지 아는가. 나의 기쁨을 나처럼 기뻐해 줄 사람이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끝내 내어놓는 희망이. 〈오늘의 감정은 슬픔〉이라는 글을 받은 순간, 직감했다. 쉼이 필요하시다. 총장님, 바다 보러 가실래요?”

바다 앞에서, 당신의 글을 하나도 놓치는 것 없이 내 작품처럼 소중하게 바라보겠노라 약속했다. 그리고 분명 책을 위해서 시작했는데, ‘사랑하는 아버지께’로 글을 열다 보니, 나도 모르게 오프라인에서도 ‘아부지!’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어느새 정말 둘만을 위한 글, 진짜 편지가 되어 가고 있었다. 한 어른이 문득 뒤를 돌아보다 한 어른아이를 만났다. 자신의 발자국과 꼭 닮은 걸음을 지닌 이 아이를 향해 달려온 그는 끝내 그의 손을 잡고 함께 걷기 시작했다. 이 편지에는 친구를 그리워하던 어른이 어른아이를 만나 다시 꿈을 꾸고, 이미 어른이 되었음에도 스스로를 아이라고 부르던 한 청년의 치유와 성장이 담겨 있다. 입이 찢어지게 웃으며 쏟아낸 그 밤의 눈물.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그대 내면의 어린아이에게 묻는다:  이 책을 당신의 ‘아버지’로 받아 주시겠습니까?

 

[추천사]

남의 편지를 훔쳐보는 기분으로 책을 펼쳤다가, 답장을 받은 기분으로 책을 덮었다.

이 책은 아버지와 아들이 주고받은 편지다. 두 사람은 핏줄로 이어져 있지 않지만, 어떤 부자보다 깊은 대화를 나눈다. 한 사람이 먼저 아버지가 되어 주겠다고 청하고, 다른 한 사람이 그 손을 잡으면서 시작된 관계다. 두 사람은 ‘열심히’, ‘멈춤’, ‘노림수’, ‘열등감’처럼 우리가 익숙하게 사용해 온 단어들을 각자의 경험으로 다시 해석한다. 아버지는 ‘열심히’보다 ‘무엇을 열심히 할 것인가’가 먼저라고 말하고, 아들은 십여 년 동안 딴생각을 하며 연주하는 연습을 성실하게 반복해 왔다고 고백한다. 그 대목에서 나는 내가 지켜 온 ‘열심’을 오래 돌아보았다. 열심히 살아왔다는 사실만으로 안도하며, 정작 방향을 묻는 일은 미뤄 온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되었다. 나를 평생 괴롭혀 온 단어는 ‘열등감’이었다. 그러나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 잘하려고 애쓰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열등감은 결국 성장의 기회가 된다”는 두 사람의 통찰은 오랫동안 이어 온 자기 괴롭힘을 조금은 내려놓게 했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평범한 단어를 삶의 언어로 바꾸어 놓는 데 있다. 사전 속에 머물던 단어들이 두 사람의 경험을 통과하며 전혀 다른 깊이를 얻는다. 그리고 그 단어들은 다시 독자에게 건너와,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 두 사람의 관계를 하나의 단어로 정의한다면 ‘지음(知音)’이 가장 어울릴 것이다. ‘소리를 알아듣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그 말을 꺼낸 이는 평생 다른 사람의 말을 들어 온 상담가이고, 그 말을 받은 이는 피아노를 치는 사람이다. 우연이라기에는 지나치게 정확한 만남이다.

두 사람은 나이도, 학교도, 학위도, 지금까지 쌓아 온 것도 내려놓고 서로를 마주한다. 내려놓을 것이 많은 사람일수록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나는 안다. 사람을 손해와 이득으로 저울질하는 시대에, 이 편지들은 아무런 계산도 없는 자리에서 오간다.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있었기에 가능한 문장들이다.

  이 책은 정답을 건네지 않는다. 다만 평범한 단어 하나를 붙잡고 자신의 삶을 끝까지 들여다볼 때, 한 사람이 얼마나 깊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래서 책을 덮고 나면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단어 하나가 남을 것이다.

내게는 ‘열등감’이었다. 당신에게 남을 단어는 무엇일까.


선우의성 | 유크랩마케팅 대표, 작가



프롤로그 

아들의 시선에서 2

아버지의 시선에서 7

편지 01 열심히 16

편지 02 멈춤 25

편지 03 노림수 35

편지 04 열등감 45

편지 05 창의력 55

편지 06 감탄 64

편지 07 관찰 74

편지 08 하고 싶은 말, 듣고 싶은 말 84

편지 09 아버지의 말 94

편지 10 꾸준함 / 깨어 있음 103

편지 11 깨어 있음 / 친구 113

편지 12 친구 / 이타심 123

편지 13 이타심 / 믿음 133

편지 14 믿음 / 남이 말하는 나, 내가 아는 나 145

편지 15 남이 말하는 나, 내가 아는 나

/ 줏대를 위한 실력 154

편지 16 자존심과 자존감 164

편지 17 행복한 삶의 조건 174편지 18 신앙 186

편지 19 통제권과 선택권 196

편지 20 좋은 결혼 206

편지 21 적절한 거리 221

편지 22 사이 230

편지 23 속도 240

편지 24 지름길 /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250

편지 25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 프로 260

편지 26 프로 / 남의 것을 내 것으로 만드는 것 270

편지 27 자학, 자습, 자득 / 몰입 280

편지 28 몰입 / 통찰 289

편지 29 알림과 발견됨 299

편지 30 변화 309

편지 31 날로 먹는 영성 319

편지 32 재미 329

편지 33 관용 339

편지 34 일상과 이상 349

에필로그 사랑하는 아들에게 360

환대 364

추천의 말 366


글쓴이 에드윈 킴

피아니스트, 작곡가, 보컬리스트, 음악감독.

산 위에서는 웃고 바다 앞에서는 운다. 자주 하늘을 바라본다.

물처럼 흐르고 바람처럼 불어오는 감각으로 모든 일을 하고 있다. 사람을 기억하며. 대표 음반으로 부르심의 미사, 아무것도 묻지 않을게 등이 있으며,

피아노를 끌어안고 자고 싶던 소년을 썼다.


글쓴이 이서원

작가, 상담가, 교수, 방송인.

고통 받는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달래주며 더 즐거운 삶을 살 수 있는 관계공식과 인생 공식을 만들어 강의와 상담으로 전하는 마음수선 집을 30년째 운영 중이다.

 대표 저서로 오십, 나는 재미있게 살기로 했다, 그 말이 듣고 싶었어 등이 있으며, 현재까지 16권의 책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