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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시간은 하느님의 시간”

전례주년이 전하는 그리스도의 신비를 만나다

그리스도인들은 한 해 동안 예수님의 탄생과 부활을 중심으로 그분의 삶과 구원 업적을 기념한다. 이를 전례로 거행하면서 주님의 구원 신비에 참여하고, 거룩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교회의 전례 주기를 ‘전례주년’이라고 한다. 전례주년은 그리스도인들이 거룩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등대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매년 같은 전례 주기를 지내면서도 이 주기가 품은 의미를 깊이 헤아리는 이는 많지 않다.

이에, 전례주년의 역사적 발전과 각 축일에 담긴 의미를 역사적·전례적 관점으로 살펴볼 수 있는 《전례주년》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전례주년에 담긴 신학적 본질을 설명하며, 이를 통해 우리가 무심코 흘려보내는 시간 속에서도 어떻게 하느님을 만날 수 있을지 묵상해 보도록 이끈다. 따라서 우리가 전례력의 의미를 새롭게 깨닫고, 전례 안에 살아 계신 하느님의 현존을 느끼며, 삶의 매 순간을 오롯이 ‘주님의 시간’으로 채울 수 있도록 안내하는 책이다.

“모든 시간은 하느님의 시간이요 구원의 시간이다.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를 통하여, 특히 명확하고 집약적인 방식으로 이를 이루셨다.”― 본문 중에서


매 순간 전례주년 안에서 살아 숨 쉬는

그리스도의 현존을 느끼다

이 책은 전례주년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살펴보며, 파스카, 성탄, 연중 시기 각 축일의 예식에 관해서도 상세히 설명한다. 또한 이 축일이 전례력 안에 자리 잡게 된 역사적 배경과 신학적 의미는 무엇인지 알아본다. 이를 통해 전례주년 안에 있는 각 축일의 중심이 ‘그리스도’이심을 깨닫게 된다.


저자 아돌프 아담은 이 책에서 “전례주년은 주관적이나 심리적인 것이 아니라 객관적이다. 또한 정적인 것이 아니라 역동적인 그리스도의 현존을 다룬다.”라고 말한다. 이는 전례주년이 단순히 어떤 시간의 흐름이나 특정 축일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게 아니라, 그리스도교의 궁극적 목적인 ‘하느님의 현존’을 우리 삶에서 묵상하도록 이끌어 주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저자 아돌프 아담은 이 책을 통해 그리스도인으로서 사는 삶의 가치를 깨닫지 못하고 있는 이들이 주님과의 만남을 새롭게 하길 바란다고 하였다. 저자의 이 말은 오늘날 무미건조한 마음으로 신앙생활을 하는 이들에게 화두를 던진다. 따라서 이 책을 통해 전례주년 안에 담긴 그리스도의 신비를 깨달을 때, 신앙은 의무가 아닌 삶이 될 것이라 믿는다.


[책속에서]

그리스도교 개념에서, 인간이 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과 맺은 계약의 근원은 구약 성경이다. 이 계약은 구약 성경의 성취와 완성을 나타낸다. 따라서 전례주년을 정확하게 이해하려면 한 해 주기의 유다인 축제를 어느 정도 알아야 한다. 유다인 축제들이 역사적으로 심오하게 발전해 왔을지라도, 이 책에서는 예수님 시대에 거행된 축제력만 다루고자 한다. 역사적 발전을 거쳐 새로운 축제들이 생겨나서 수적으로도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의미도 새롭게 강조되었기 때문이다. 예수님의 수난과 부활뿐만 아니라 복음서와 사도행전의 증언에 따른 성령의 파견도 유다인 축제들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 24p, ‘제2장 유다인 축제력’ 중에서


전례주년은 주관적이나 심리적인 것이 아니라 객관적이다. 또한 정적인 것이 아니라 역동적인 그리스도의 현존을 다룬다. 이는 비오 12세 교황의 회칙인 「하느님의 중개자Mediator Dei 」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교회가 헌신적으로 장려하고 수행하는 전례주년은 과거 사건들에 대한 열정도 활력도 없는 재현이거나 이전 시대에 대한 단순하고 꾸밈 없는 기록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것은 당신 교회 안에 영원히 살아 계신 그리스도 자신이십니다. 전례주년을 통하여 그리스도께서는 인간에게 당신의 신비를 알게 하시고, 어느 정도는 그 신비로 살아가게 하시려고, 두루 다니시며 좋은 일을 하시고, 당신께서 이 세상에 사실 때 사랑으로 시작하신 저 끝없는 자비의 여정을 계속하십니다.(「하느님의 중개자」 165항)― 51p, ‘제3장 전례주년의 근원적 중심인 그리스도의 파스카 신비’ 중에서


세상을 외면하고 삶과 동떨어진 ‘상아탑’ 속에서 전례를 거행해서는 안 된다는 점은 올바른 지적이다. 세상 구원을 위한 예수님의 헌신은 그분의 메시지와 전례를 통해 드러난다. 이는 모든 시대의 그리스도인들이 자기만족을 경계하고 세상의 다양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에 참여하도록 이끈다.― 91p, ‘제4장 파스카 신비의 근원적 예식, 주일’ 중에서


고대 교회의 사순 시기는 내용과 그 형성에서 참회자들의 화해와 파스카 성야에 입문성사를 받는 예비 신자들의 준비라는 본질적인 특징을 지닌다. 두 경우 모두 최종적으로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라는 마르코 복음서 1장 15절의 기본적인 호소를 따르는 것이다. 교회가 신자들에게 전례적, 금욕적으로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도록 권고했을 때 신자들은 온전한 마음으로 이를 실천하면서 공동체 전체에 유익한 일치와 섬김의 분위기를 만들었다. 참회와 세례 준비 예식은 시간과 공간에 따라 매우 다양할 뿐만 아니라 일정한 발전을 거듭했다.― 150p, ‘제5장 파스카와 부활 시기’ 중에서


대림 시기 전례의 첫 흔적은 5세기 중반쯤 동방 교회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도시인 라벤나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전례의 고유한 주제는 주님 탄생의 기다림이다. 로마에서 처음으로 대림 시기 전례가 시작된 것은 6세기 중반이며, 정확하게는 겨울 사계와 관련이 있는데, 그 미사에서 대림 시기의 주제를 다루고 있다. 그레고리오 대교황(590~604년) 시대에 해결 방법이 제시되었는데, 로마의 『그레고리오 성사집』에는 주일 미사 네 대와 대림 시기의 특징을 지닌 사계의 미사 세 대가 포함되어 있다. 세상 마지막 날에 오시는 분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강생과 그 전례 예식에 대한 준비가, 이 기간의 본래 내용임을 추정할 수 있다. 역사적 사건인 강생은 우리 구원의 시작이며 주님의 재림으로 그 완성을 보증한다.― 192p, ‘제6장 주님 성탄 대축일과 성탄 시기’ 중에서


올바른 체계를 갖추고 전례의 정신이 온전하게 드러나는 성체 행렬은 다른 어떤 행렬보다도, 상당한 소외감을 느끼는 현대인들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즉, 성체 행렬은 완전히 외향적인 실존 안에서 즉, 살아있는 상징을 통해, 험난한 세상 여정에서 자신이 결코 버려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 준다. 실제로 교회 공동체는 성체 안에 현존하시는 주님과 함께, 그분 안에서, 그분과 함께, 그리고 다시 오실 그리스도와 영원한 일치를 이루는 여정 중에 있다.― 254p, ‘제7장 연중 시기’ 중에서


성인들의 탄일에 교회는 그리스도와 함께 고통을 받고 함께 영광을 받는 성인들 안에서 파스카 신비를 선포하며, 모든 사람을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 아버지께 인도하는 그들의 모범을 신자들에게 보여 주고, 그들의 공로로 하느님의 은혜를 간청하여 받는다.(「전례 헌장」 104항)― 292p, ‘제8장 로마 보편 전례력의 성인들(성인 축일)’ 중에서


시간 전례는 전례주년의 흐름에서 확고하고 대체 불가능한 위치를 차지한다. 시간 전례는 그리스도의 구원 활동이 지닌 풍요로움을 드러내고, 그 구원 활동을 믿음으로 이해하도록 도우며, 구원의 해를 살아가는 이들이 성령의 사랑과 기쁨 속에서 이를 기념하고, 행복으로 충만해지며, 위로받고 더욱 굳건해지도록 함께한다.― 412p, ‘제9장 전례주년과 시간 전례’ 중에서


머리말 005


제1장 우주의 시간과 인간의 삶 020


제2장 유다인 축제력

1.  안식일 026

2.  순례 대축일 031

3.  정월 초하룻날(새해 첫날) 037

4.  속죄일(욤 키푸르) 039

5.  성전 봉헌 축일 041

6.  푸림절 043

7.  국가 애도의 날 045

8.  이스라엘 국가 독립일 046


제3장 전례주년의 근원적 중심인 그리스도의 파스카 신비

1.  파스카 신비의 의미 048

2.  전례에서 재현되는 파스카 신비 050

3.  그리스도교 축일들의 의미와 규정 055

4.  전례주년의 구조 062


제4장 파스카 신비의 근원적인 예식, 주일

1.  주일의 기원과 의미 069

2.  초기 그리스도교에서 주일의 명칭 075

3.  콘스탄티누스 황제 이후 발전의 맥락 082

4.  현행 주일 085

5.  주간 평일의 전례적 특징 094


제5장 파스카와 부활 시기

1.  기원과 날짜와 명칭 099

2.  파스카 성삼일 106

3.  부활 시기(파스카 50일) 137

4.  파스카 참회 시기(사순 시기) 147


제6장 주님 성탄 대축일과 성탄 시기

1.  주님 성탄 대축일의 기원 179

2.  주님 성탄 대축일 전례 183

3.  성탄 준비 시기인 대림 시기 191

4.  성탄 팔일 축제 206

5.  주님 공현 대축일과 주님 세례 축일 214

6.  성탄 시기 이후의 두 성탄 축일 222


제7장 연중 시기

1.  연중 시기의 구분과 의미 233

2.  연중 시기의 독서 규정 236

3.  연중 시기 주님의 예식들 244

4.  ‘사계(Tempora, 四季)’의 날 273

5.  특별 간구 기도 280

6.  ‘특별 간구’와 ‘사계’를 위한 이탈리아 주교회의의 방향 283


제8장 로마 보편 전례력의 성인들(성인 축일)

1.  성인 공경의 원칙 289

2.  천주의 성모 마리아 예식 306

3.  로마 보편 전례력의 성인 예식 326

4.  국가 달력 369

5.  교구와 수도회의 전례력 386

6.  영명 축일 달력 390


제9장 전례주년과 시간 전례

1.  시간 전례의 기원과 발전 395

2.  시간 전례의 특징과 의미 400

3.  시간 전례의 쇄신과 전례주년에 관련된 특성 405


부록  영구적 달력의 문제  414

미주 431


글쓴이 아돌프 아담

독일의 로마 가톨릭 신학자이며 사목 신학자, 전례학자. 1912년 독일 디테샤임에서 태어나, 마인츠 대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하였다. 1937년 마인츠 대성당에서 사제 서품을 받았다. 제2차 세계 대전 중에는 여러 지역에서 활동하며 청소년 사목을 했고, 반정부적 발언으로 몇 차례 구금되기도 하였다. 1956년에 마인츠 대학교에서 「토마스 아퀴나스에 따른 견진성사」라는 논문으로 신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1959년에 본 대학에서 「견진과 사목적 배려: 견진성사에 대한 사목 신학과 종교 교육학 연구」 논문으로 교수 자격을 취득하였다. 이후 1959년부터 1960년까지 본 대학교 초빙 교수로 활동했다.


1960년부터 1977년까지 마인츠 대학교에서 실천 신학 교수 및 정교수로 전례 연구와 설교학 분야를 가르쳤으며, 이후 총장직을 역임했다. 1985년에는 요한 바오로 2세 성인 교황으로부터 ‘교황청 명예 고위 성직자’ 칭호를 받았고, 1990년에는 독일 전례 연구소로부터 공로로 명예의 반지를 받았다. 2005년 마인츠의 핀텐에서 선종하였다. 그는 전례 신학과 실천 신학 분야에서 중요한 업적을 남겼으며,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가톨릭 전례 개혁의 신학적 기초를 마련하는 데 기여하였다.


대표적인 저서로는 『전례 개론Grundriß Liturgie』, 『쇄신된 전례Erneuerte Liturgie』, 『전례주년 경축하기Das Kirchenjahr mitfeiern』, 『교회의 성사들Die Sacramente der Kirche』, 『전례 개혁의 선구자Wegbereiter der Liturgiereform』, 『성찬례』(분도출판사) 등이 있다.


옮긴이 안봉환

천주교 전주교구 신부. 교황청립 로마 우르바노 대학교에서 신학 석사 학위를, 교황청립 성 안셀모 대학에서 전례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로마 아우구스티노 대학에서 교부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9년부터 전주가톨릭신학원의 신학원장을 맡았고, 2011년 고산 성당 주임 신부를 지냈다. 2012년부터 광주가톨릭대학교 교수로 봉직하였으며, 2018년부터 2021년까지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홍보국장을 역임하였다. 2024년 8월 중순까지 문정 성당 주임 신부를 지냈다.


저서로는 『교부 문헌 용례집』(수원가톨릭대학교 출판부), 역서로는 『에게리아의 순례기』(분도출판사), 『4천 년의 기도, 단식』(가톨릭출판사), 『교부들의 성경 주해 ― 코린토 1, 2서』(분도출판사), 『하느님을 섬기는 사제 백성들을 돌보는 목자』(도서출판 아름다운), 『성경과 전례』(도서출판 아름다운), 『하늘나라로 가는 비단길』(리성)이 있으며,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