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집사’는 ‘식물’과 ‘집사’를 합친 신조어로 식물을 키우면서 기쁨을 얻는 사람을 뜻한다. 식집사는 아니어도, 집에 화분 한두 개 정도 키우거나 정원이나 텃밭을 가꾸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기도의 정원》은 원예가인 마거릿 로즈 릴리가 정원을 가꾸며 체험한 영적 여정을 담은 책으로, 가톨릭 신앙과 전통 원예학을 결합하여 ‘기도와 묵상을 위한 공간으로서의 정원’을 제시한다. 저자는 흙을 만지고 식물을 돌보는 일이 곧 하느님과의 대화이자 마음을 가꾸는 일임을 깨닫고, 자연과의 교감을 통해 신앙이 자라나는 과정을 섬세하게 보여 준다.
이 책은 저자가 오랜 시간 교회 정원을 가꾸고 피정을 동반하며 받은 수많은 질문에 응답하기 위해 쓰였다. 릴리는 각 식물에 담긴 상징을 전하고, 그리스도교 전승과 예술 작품 속에 담긴 의미를 풀어내며, 자연을 통해 인간의 삶과 신앙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사려 깊게 탐구한다. 독자는 이를 통해 삶과 믿음, 그리고 인간과 자연이 맺는 관계의 아름다움을 새롭게 발견하게 된다.
본문에는 메리 스프레이그가 직접 그린 세밀화와 함께, 식물을 키울 때 도움이 될 만한 간단한 정보를 수록했다. 꽃, 허브와 과수, 풀과 화초, 나무 등 네 가지 범주로 나누어 각 식물이 지닌 상징과 의미를 살피며, 독자가 자신의 정원에 어울리는 식물을 선택해 기도의 공간을 설계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식물의 생태와 그리스도교적 상징을 아우르는 이 책은 정원을 가꾸는 모든 이에게 자연을 통해 영적 성찰에 이르는 길을 열어 줄 것이다.
책의 마지막에는 정원을 가꾸는 데 필요한 실용적인 정보와 그리스도교를 상징하는 요소를 활용해 자신만의 정원을 만드는 방법이 담겨 있다. 부록의 내용은 단순한 참고 자료를 넘어, 신앙의 영감을 행동으로 이끄는 또 하나의 길잡이가 된다.
베네딕도 성인의 말씀인 “기도하며 일하라(ora et labora)”는 오늘날 현대인에게도 깊은 울림을 준다. 《기도의 정원》은 일터와 가정, 그리고 정원에서 등 일상의 모든 노동이 하느님께 드리는 기도가 될 수 있음을 일깨운다. 자연을 보살피는 손길을 통해 우리는 창조주께 더 가까이 다가가고, 하느님께서 세상에 불어넣으신 생명의 숨결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는 여러분의 마음속에 ‘기도의 정원’이 자리하기를 바란다.

추천사 9
머리말 12
들어가기 17
꽃 26
허브와 과수 178
풀과 기타 화초 246
나무 282
정원 가꾸기 337
기본도 작성하기 / 공간 평가하기 / 물 주기 / 비료 주기 / 식물의 수량 계산하기 / 초본식물과 목본식물 / 클레마티스 가지치기
가톨릭 교리 상식 360
미로 / 성물 배치하기 / 정원의 유형 / 축복받은 성물 폐기하기 / 묵주기도 정원의 색상 / 십자가의 길 / 신심 행위 안내 / 토리노 수의와 꽃의 흔적
기도의 정원 만들기 374
조경 의도 파악하기 / 색상 이론 / 디딤돌 만들기 / 기도의 정원 일지 기록하기
참고문헌 389
주석 391

글쓴이 마거릿 로즈 릴리
성 베네딕도회 평신도 회원으로, 미시간 주립대학교에서 커뮤니케이션 석사학위를 받았다.
원예업계에서 50년 가까이 활동하며 풍부한 경험을 쌓아 온 정원 관리 및 온실 재배 분야의 전문가다.
성 프란치스코 피정센터 명예 정원관리장을 지냈으며, 미국 미시간주 랜싱 교구의 주교 관저와 은퇴 사제관의 조경 사업에도 참여 하였다.
다양한 원예 교육과 워크숍뿐 아니라 초보자들을 위한 정원 가꾸기 수업도 진행하며, 각종 온라인 매체에 저우언 가꾸는 법과 영성에 대한 글을 게재하고 있다.
그린이 메리 스프레이그
1997년 미시간주 스프링아버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면서 화가로서의 경력을 시작했다.
아크릴, 밀랍, 목탄, 연필, 마커, 색연필 등 다양한 도구와 더불어 직접 제작한 종이를 소재로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표현하고 있다.
미시간 그랜드래피즈에서 개최된 아트프라이즈 미술 경연 대회, 미시간주 잭슨의 엘라샤프 박물관 및 다양한 전시회에 출품했다.
2013년부터는 지역 사회에서 매주 회화 강의를 통해 예술에 대한 재능과 열정을 나누고 있다.
옮긴이 신지현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한영과 겸임교수이자 프리랜서 통번역가.
연세대 영어영문학과와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에서 공부했으며, <작가의 시작>,<남아 있는 날들의 글쓰기> 등 다수의 영미 도서를 번역했다.
우연히 취미로 시작한 꽃꽂이에 대한 사랑이 깊어져 국내외 기관에서 플로리스트 과정을 수료했고, 현재는 가톨릭 전례 꽃꽂이를 배우며 본당에서 꽃 봉사를 담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