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원은 익숙한 일상 속에서, 혹은 더 이상 찾지 않는 길 위에서 다가온다.
전례 역시 습관과 무관심 사이에 놓여 있으며, 신자들에게 여전히 풀리지 않는 물음을 던진다.
왜 거행하는가?
무엇을 거행하는가?
그리고 어떻게 거행하는가?
이 책은 이러한 질문을 따라가며, 전례와 파스카 신앙의 내밀한 결합을 탐구하고, 구원의 신비가 오늘 우리 안에서 어떻게 살아 움직이는지를 사유한다.
이 책은 전례 속에서 실현되는 하느님의 구원 행위의 의미를 신학적·인간학적 관점에서 폭넓고 심층적으로 탐구한 저작이다.
[책속에서]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의 경우, 예수는 빵을 떼는 거행의 행위 안에서 비로소 낯선 이가 아닌 친밀한 벗이자 진정한 스승으로 인식되었다. 전례는 역사를 잠시 멈추어 거기서 하느님의 도래를 포착하게 하며 이로써 사건들의 구원 의미를 다시금 발견하도록 한다.
-9쪽에서-
우리가 거행이라고 정의하는 인간의 행동은 바로 이러한 동질성을 기반으로 하며 종교 체험과 상징 언어 사이의 접점을 이룬다. 이런 이유로 상징의 극적 역동성과 몇몇 특성을 살펴봄으로써 종교 체험의 차원에서 움직이는 그리스도교 신앙이 왜 예식의 거행으로 중개되어야 하는가 하는 질문에 우선 답할 수 있다.
-25쪽에서-
종교 예식은 대부분은 성스러움이 세속 안으로 입장하고 초월적인 것이 내재 안으로 침투하는 이전의 어떤 현상, 어떤 근원적 사건을 전제로 하는 반복적인 행위이다. 아무튼 종교 예식은 일반적인 행위들과는 아주 많이 ‘다른 것’이다.
-47쪽에서-
신앙인은 무엇을 거행하는가? 그 답을 위해서 질문을 더 명확히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 신앙을 가진 사람은 결코 막연한 어떤 것을 믿는 것이 아니라 그 기원이나 역사 안에서 발생한 어떤 구체적인 사건을 통해 스스로 드러난 성스러운 실재를 믿는다. 신앙은 구체적인 하느님을 향해 열려 있다.
-60쪽에서-
구원의 신적 신비는 거행된 신비로서 주어지는데 말씀으로 성경의 자라남이 전례와 분리될 수 없기 때문이다. 하느님의 말씀이든 구원의 신비이든 어떤 용어를 사용하든지 전례 거행은 교회의 신앙 의식을 위한 근본적이고 기초적인 ‘신학의 자리’를 이룬다.
-96쪽에서-
마지막 만찬에서 예수가 “이것은 내 몸이다.”라고 말할 때, 제자들에게 나눠주신 빵에서 자신이 항상 하느님과 맺어온 아들로서 친교의 관계를 인식했다. “이것은 내 몸이다.”, 곧 “이것은 하느님과의 맺고 있는 나의 관계이다.”, 이 빵은 내 몸으로서 아버지와 나와의 관계이다. 피도 마찬가지이다. ‘그리스도의 피’는 ‘예수가 하느님과의 맺고 있는 계약 관계’이다. 이는 복음사가가 “이 잔은 내 피로 맺는 새 계약이다.”(루카 22,20).라고 기록한 바와 같다.
-155쪽에서-
전례 거행은 그 가장 충만한 의미에서 이 ‘가득 찬 보석함’이며, 이는 보화와 보석함을 절대 분리하지 않는다. 곧 강생 안에서 하느님께서 불가분하게 결합하신 것들 곧 영과 육, 마음과 몸, 기쁨과 즐거움, 미래와 과거, 시간과 영원… 인간과 하느님을 나누지 않는다.
-247쪽에서-
대상 독자_ 신학 및 종교학 전공자
사목 및 전례 담당자
전례의 의미와 영성을 더 깊이 이해하고자 하는 모든 신자

머리말 8
제1부 왜 거행하는가 13
들어가는 말 14
제1장 종교 체험 16
1. 종교 체험의 극적 역동성 17
1.1. 내재와 초월 17
1.2. 내재와 초월의 극적 만남 19
2. 종교 체험의 특성 20
2.1. 내재와 초월 사이에서 작용하는 본질적 특성 21
2.2. 종교 체험의 언어와 행위를 향해서 23
제2장 상징 언어 25
1. 상징 언어의 극적 역동성 26
1.1. 기호와 상징 26
1.2. 상징 언어의 지시적 차원 30
1.3. 상징 언어의 소통적 차원 33
2. 상징 언어의 특성 37
2.1. 인간과 세상 사이의 상징: 상상 37
2.2. 인간과 자기 자신 사이의 상징: 꿈 39
2.3. 인간과 타자 사이의 상징: 사랑 40
2.4. 상징 언어에서 예식 행위로 41
제3장 예식 행위 43
1. 예식 행위의 극적 역동성 44
1.1. 행위와 예식 44
1.2. 예식 과정 47
2. 예식 행위의 특성 49
2.1. 인간 상호적 차원: 몸과 무용성 49
2.2. 공간적 차원: 소비와 자유 52
2.3. 시간적 차원: 축제와 기쁨 54
2.4. 절대타자의 고유한 이름 56
제2부 무엇을 거행하는가 59
들어가는 말 60
제4장 거행된 신비 63
1. 구원의 역사 안에서의 전례 거행 64
1.1. 구원-역사적 역동성 64
1.2. 전례 거행의 구원-역사적 역동성 69
2. 전례 거행 안에서의 구원 역사 74
2.1. 구원의 역사의 전례-거행적 역동성 74
2.2. ‘기념’으로서 거행(기념적 차원) 81
2.3. ‘앞당김’으로서 거행(선취적 차원) 83
2.4. ‘찬양’으로서 거행(경신례적 차원) 85
2.5. ‘간구’으로서 거행(성령 청원적 차원) 87
3. 신앙과 전례 89
3.1. 성경과 전례와 하느님 말씀 90
3.2. ‘신학의 자리’로서 전례 94
제5장 거행 공동체 98
1. 전례의 공동체적 차원 101
1.1. 전례 행위는 사적인 행위도 공적 행위도 아니다 101
1.2. 전례 행위는 공동체 행위이다 104
2. 공동체의 전례적 차원 107
2.1. 교회 생활의 원천으로서의 전례 107
2.2. 교회 생활의 정점으로서의 전례 112
3. 전례 공동체의 상호 주체적 차원 116
2.1. 전례 참여 117
2.2. 전례 직무 119
제6장 전례 거행 125
1. 그리스도교 입문의 거행 127
1.1. 그리스도교 입문의 실천 127
1.2. 그리스도교 입문의 구조 131
1.3. 그리스도교 입문에서 파스카 신비를 향한 개방성 135
1.4. 그리스도교 입문의 교회적 역동성 136
1.5. 세례와 견진의 거행 137
2. 성찬례 거행 140
2.1. 희생 제사와 찬미의 그리스도교 실천: 성찬례 140
2.2. 성찬례 거행의 구조 152
2.3. 성찬례 거행에서 파스카 신비를 향한 개방성 154
2.4. 성찬례 거행의 교회적 역동성 157
3. 참회-화해의 거행 159
3.1. 참회 거행의 실천 160
3.2. 새 참회 예식 167
4. 병자 도유의 거행 170
4.1. 병자 도유 거행의 실천 171
4.2. 새 병자 도유 예식 176
5. 혼인의 거행 180
5.1. 혼인 거행의 실천 181
5.2. 새 혼인 예식 184
6. 성품의 거행 185
6.1. 성품 거행의 실천 186
6.2. 새 서품 예식 189
7. 장례의 거행 190
7.1. 장례 거행의 실천 191
7.2. 새 장례 예식 195
제3부 어떻게 거행하는가 199
들어가는 말 200
제7장 전례 시간 202
1. 전례 시간의 역동성 203
1.1. 전례 시간 역동성의 세 차원 203
1.2. 전례 역동성의 중심인 주일 206
2. 시간 전례의 거행 208
2.1. 하루와 기도 208
2.2. 시간 전례 209
3. 전례 주년 안에서의 거행 212
3.1. 기도와 주년 212
3.2. 전례 주년 214
제8장 전례 공간 220
1. 전례 공간의 역동성 221
1.1. 전례 공간 역동성의 세 차원 221
1.2. 전례 공간 역동성의 중심인 제대 226
2. 건축으로서의 거행 228
제9장 전례 행위 232
1. 말(언어적 코드) 233
2. 노래와 음악(소리-음악적 코드) 235
3. 몸짓(비언어적 코드) 239
3.1. 비언어적 코드의 특징 240
3.2. 전례 몸짓: 그리스도교 거행의 비언어적 코드 242
3.3. 침묵 244
맺음말 246
참고 문헌
1. 전례 문헌 248
2. 연구물 250

글쓴이 조르조 보나코르소(Giorgio Bonaccorso)
성 베네딕도회 수도자 파도바 산타 유스티나 사목 전례 연구소를 비롯한 여러 신학 기관에서 전례학을 가르치고 있는 신학자이다. 그는 전례를 인간학적·신학적 관점에서 탐구하며, 종교 예식과 그리스도교 전례의 깊은 상징성과 인간 경험의 근원을 연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시간, 언어, 행위로서의 전례가 지닌 의미와, 신앙과 삶을 매개하는 예식적 차원을 신학·철학·문학적 담론과 연결하여 해석한다. 또한 다양한 학술지와 연구 단체와의 협업을 통해 전례 연구를 현대적 사목과 신학적 사유 속에 위치시키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옮긴이 김기태
인천교구 사제로 로마 성 안셀모 대학에서 전례학을 공부하였다. 현재 인천가톨릭대학교에서 전례학을 가르치며 사제 양성의 소임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