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추얼Ritual’이 필요한 시대,
당신의 마음은 안녕하십니까?
‘거룩함’으로 이르는 조화로운 ‘일상’
《리추얼, 하루의 리듬》이라는 제목을 보고 ‘리추얼? 리추얼이 뭐야?’라며 고개를 갸우뚱할지 모릅니다. 흔히 사용하는 말이 아니니까요. 사전에서 ‘리추얼Ritual’을 찾아보면, ‘(특히 종교상의) 의식 절차, (제의적) 의례, 의식과 같은 일’이라는 설명이 따라옵니다. 이 단어는 태생적으로 종교적인 의미를 내포하는 듯합니다.
다시 이 책의 제목으로 돌아가 봅니다. 경건함이나 거룩함을 물씬 풍기는 ‘리추얼’과 우리 일상의 에너지를 표현하는 ‘하루의 리듬’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제목은 그야말로 이 책의 메시지를 함축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우리가 보내는 하루에 리듬을 더해주는 의식들, 우리를 거룩함으로 이끌어 주는 ‘리추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그 방법은 오히려 단순해서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리추얼, 하루의 리듬》은 바쁜 일상 중에 우리가 할 수 있는 단순한 의식들로 자신을 찾아가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려 줍니다. 다시 말해 이 책은 복잡하고 소란스러운 세상 속에서 잠시 멈추어 삶의 리듬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돕는 안내서입니다.
일상 속 ‘멈춤’, 나를 찾는 시간
우리의 일상을 돌아봅니다. 우리는 어떤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까? 쳇바퀴 돌 듯 단순해 보이는 하루, 그러나 숨돌릴 틈 없이 바쁘게 살아가며 우리는 얼마나 많은 감정을 소모하고 있습니까? 때로는 나의 하루에 진짜 나는 없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수많은 외부 자극과 타인의 시선, 그리고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에 끌려 다니며 정작 내면의 소리에는 귀를 닫고 있지 않습니까? 이러한 상황은 우리에게 불안한 감정을 남기고, 삶의 방향을 잃게 합니다.
그래서 이 책의 저자 안셀름 그륀 신부는 ‘멈춤’을 강조합니다. 호흡이 들어오고 나가는 그 찰나의 멈춤에 많은 에너지를 만들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잠시 멈추어 내 마음을 바라보고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역설합니다. 저자는 이런 과정을 ‘의식’, ‘리추얼’이라고 부릅니다. 거창하지 않은 몸짓, 숨쉬기, 걷기 등이 바로 그 방법들입니다. 그렇기에 누구나 할 수 있고,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일상의 소소한 의식들을 통해 우리 내면의 질서를 회복하고,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선물로 주신 삶의 고유하고 참된 리듬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안셀름 그륀 신부가 소개하는 이러한 의식들은 궁극적으로 하느님의 현존을 깨닫게 하고 우리를 그분께 더욱 가까이 이끌어 줍니다.
소박한 의식으로 찾는 삶의 리듬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의식은 우리 삶에 큰 변화를 만들어 냅니다. 먼저 삶에서 하느님의 현존을 느끼게 하며 거룩함으로 이끌어 줍니다. 그리고 과거의 문을 닫고 온전히 현재에 머물 수 있게 합니다. 우리는 의식을 행하며 솔직한 감정을 표현하며 관계를 심화할 수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면을 쓰지 않은 진짜 나를 만나게 합니다.
총 8장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하루의 리듬, 한 해의 리듬, 내면의 리듬, 친교의 리듬, 삶의 조화, 삶과 죽음의 신비, 축복의 상징들, 신앙생활의 리듬으로 이어집니다.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계절의 변화를 거쳐 죽음에 이르는 순간까지, 그리고 전례력에 따라 사는 그리스도인이 할 수 있는 의식들도 자세하게 소개합니다.
하지만 이 책에 나오는 모든 의식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러한 의식들이 삶의 모범답안도 아닙니다. 저자는 독자들이 자신만의 의식을 찾아 삶을 새로운 차원으로 이끌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우리 삶에 고유한 무늬를 그려 넣을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맞는 의식을 찾아가는 과정, 그 속에서 삶의 진정한 의미와 더 건강한 나를 만날 수 있습니다. 당신만의 소박한 의식을 통해 하느님의 위로 또한 느껴 보시기 바랍니다.
글쓴이 안셀름 그륀
1945년 독일에서 태어났으며, 1964년 성 베네딕도회 뮌스터슈바르차흐 대수도원에 들어갔다. 철학과 신학, 경영학을 공부하고, 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7년부터 소속 수도원의 재정 관리를 맡았으며, 현재는 피정과 영성 지도, 강연과 저술 활동을 주로 하고 있다.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알려진 영성 작가로 손꼽히며,《결정이 두려운 나에게》, 《기쁨, 영혼의 빛》, 《안셀름 그륀의 종교란 무엇인가》, 《지친 하루의 깨달음》 등 다수의 책을 펴냈다.
옮긴이 황미하
충남대학교 독어독문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독일 레겐스부르크대학교에서 신학을 전공하고 디플롬 학위를 받았다. 대전 성모여고에서 독일어를 가르쳤고, 현재 번역가로 활동하면서 문서 선교에 힘쓰고 있다. 역서로 《화해를 원해》, 《위안이 된다는 것》, 《안셀름 그륀의 기적》, 《안셀름 그륀의 의심 포용하기》, 《기도의 세계》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