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된 하느님의 빛을 찾았던 사람,
‘진리의 수호자’ 베네딕토 16세가 말하는 신앙의 본질
우리 시대 가장 뛰어난 신학자이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위대한 교황’으로 칭한 베네딕토 16세. 그는 2022년 12월의 마지막 날에 하느님 나라로 돌아갔다. 그가 남긴 가르침은 지금도 여전히 교회의 초석이 되어 그 빛을 밝혀 주고 있으며, 사후에도 저작들이 계속 출간되고 있다. 이렇듯 베네딕토 16세의 가르침은 가톨릭 교회가 나아갈 이정표가 되고 있다.
이에 베네딕토 16세가 교황 재임 시기 동안 전했던 메시지를 한데 묶은 《진리의 목소리》가 출간되었다. 이 책에 실린 글은 그가 교황으로 행했던 첫 연설부터, 퇴임 전 마지막 일반 알현 때까지 했던 연설을 바탕으로 한다. 우리는 이 책에서 베네딕토 16세가 혼란스러운 교회 안팎의 상황에서도 어떻게 교회의 진리와 굳건한 믿음을 전하고자 하였는지 만나게 된다. 또한 문화, 사회, 정치적 관점 등 다양한 주제를 아우르면서도 흔들림 없이 교회의 본질과 참된 가르침을 전하는 그의 신학적 통찰력을 엿볼 수 있다. 이 책에서는 베네딕토 16세의 생애와 사상을 설명해 주는 글도 실려 있어서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그로써 평생토록 신학자이자 교황이라는 두 직무를 수행하며 동시대 문화 안에서 그리스도교 신앙을 널리 알리고자 한 그의 노력과 사명을 깨닫게 된다.
“교회를 이끄시는 분은 주님이십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대의 사조 안에서
영원한 하느님의 섭리를 발견하다
이 책에 실린 글은 신앙생활을 다루는 글과 문화·사회·정치적 관점 등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으로 나뉜다. 이처럼 다른 주제를 통해 그리스도교 신앙을 이야기하지만 베네딕토 16세의 시선은 항상 같은 곳을 향해 있다. 바로 늘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변치 않는 교회의 신앙이다. 그는 끊임없이 변하는 시대의 흐름 안에서도 변치 말아야 하는 것은 교회의 신앙과 진리라고 강조한다. 베네딕토 16세는 신앙교리성 장관 재임 시절에는 신학자로서 그리스도교 정신을 훼손하는 사조에 대항했고, 교황 재임 시기에는 가톨릭 교회의 목자로서 교회의 여러 문제와 맞섰다. 그는 교회의 근본적인 가르침이 흔들리며 그리스도인들조차 신앙에 대한 의구심을 품었던 시기 한가운데를 지나온 것이다.
교황은 이 책에서 다양한 주제를 통해 그리스도교의 본질과 현대 사회 안에서 끊임없이 제기되는 하느님 존재의 문제를 탐구한다. 또한 신앙이 오늘날 정치와 사회에 어떻게 이바지할 수 있으며, 그리스도교 신앙이 유럽 문화 전반에 미친 영향을 설명함으로써 하느님을 추구하는 것이야말로 모든 문화의 근간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로써 우리는 이 책을 통하여 그리스도교를 이루고 있는 믿음의 토대가 무엇인지, 또 그리스도교가 다른 종교와 문화 안에서 어떻게 공존해 왔는지를 깨닫게 된다. 이처럼 이 책은 영원히 변치 않는 하느님의 진리를 전하며 믿음 안에서 굳건히 걸어갈 것을 이야기한 교황의 메시지를 통해 ‘진리의 수호자’였던 베네딕토 16세가 마지막까지 전하고자 한 바를 묵상해 보도록 이끌어 준다.
하느님의 별을 바라보는 사람,
베네딕토 16세가 마지막까지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
이 책에서 베네딕토 16세는 동방 박사들을 일컬어 ‘하느님의 별을 바라보는 사람’이라고 이야기한다. 이는 그 자신을 설명하는 단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평생토록 신학자와 교황으로서 하느님을 찾으며 올곧은 길을 걸었던 교황의 삶도 진정한 왕이신 예수님을 따르기로 결심했던 동방 박사들과 같기 때문이다.
《진리의 목소리》에는 세간의 오해와 질타를 받기도 했지만 오로지 진리를 위해, 또 하느님을 위해 평생을 바쳤던 베네딕토 16세가 생애 전반에 걸쳐 이야기하고자 한 가톨릭 교회의 진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교황은 이러한 이야기를 다양한 장소와 주제를 통해 전함으로써 교회가 지닌 가치가 케케묵은 오래된 것이 아닌,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정치적·사회적인 부분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비전 또한 제시한다. 그리하여 ‘진리의 수호자’로 불렸던 베네딕토 16세가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하느님의 별을 따라 그분을 찾고자 했음을 느끼게 된다. 《진리의 목소리》는 교회의 가르침과 진리가 그 빛을 잃어가고 있는 이 시대에 다시 한번 경종을 울리는 힘찬 목소리가 될 것이다.
교회의 역사를 보면 파도가 거세게 치고 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도 있었습니다. 이럴 때는 주님께서 주무시고 계신 것처럼 여겨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언제나 그 배에 주님께서 계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 주님께서는 배가 가라앉도록 내버려 두지 않으십니다. 교회를 이끄시는 분은 바로 주님이시며, 그분께서 뽑으신 이들을 통해서 교회를 이끄십니다.
― 본문 중에서
베네딕토 16세의 생애와 신학 사상 5
서문 30
제1장 베드로의 후계자로서
그리스도 안에 살아 있는 교회 45
모든 이의, 모든 것이 되어 62
제2장 교회는 살아 있다
하느님의 별을 따라 그분께 이르는 삶 77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교회를 쇄신하는 힘 91
제3장 그리스도교란 무엇인가
신앙과 이성의 만남 113
모든 문화의 시작점, 그리스도교 138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에게로 162
제4장 세상을 향해 응답하다
쇼아, 모든 증오에 맞서라는 교훈 183
진정한 정치의 소명 198
종교와 사회, 서로를 위한 공존 214
상처를 넘어 은총으로 ― 아일랜드 가톨릭 신자들에게 224
역자 후기 251
글 출처 254
미주 256
글쓴이 베네딕토 16세 교황
1927년 4월 16일 독일 바이에른주 마르크틀암인에서 태어났다. 1951년에 사제품을 받은 뒤 프라이징, 본, 튀빙겐, 레겐스부르크 등 여러 대학에서 교의 신학 교수를 지냈으며 1962년부터 1965년까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전문 위원으로 참여했다. ‘맑게 깨어 있는, 분석적인 동시에 강력한 종합력을 겸비한 지성’으로 사랑받았고, 그의 말에는 ‘고전적인 광채’가 넘친다는 평을 받았다. 1977년 뮌헨 프라이징 대교구 대교구장이자 추기경으로 임명되었고, 1981년부터 교황청 신앙교리성 장관을 지내던 중 2005년 4월 제265대 교황으로 선출되었다. 그리고 2013년 2월, 건강 악화로 더 이상 직무를 이행하기 힘들다는 스스로의 판단하에 교황직에서 물러났다. 퇴임 후 바티칸 내 ‘교회의 어머니 수도원’에서 말년을 보내다 2022년 12월 31일, 95세를 일기로 선종했다.
세계의 많은 이들은 베네딕토 16세를 교회의 내적인 성장과 신앙의 기초를 견고하게 한 교황으로 평가했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를 “위대한 교황”이라 칭했다.
옮긴이 이창욱
1986년 광주가톨릭대학교를 졸업하고 1991년 교황청립 성서대학에서 성서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08년부터 이탈리아어 번역 프리랜서로 활동하면서 바티칸 뉴스의 각종 기사를 우리말로 번역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불완전한 나에게》, 《아파하는 나에게》, 《SNS 시대의 신앙》, 《불평 멈추기》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