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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생존을 위한 ‘새로운 복음’

이 책은 JPIC의 핵심 사상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JPIC의 교과서’와도 같습니다. 정의Justice와 평화Peace는 인류의 염원이지만 창조 보전Integrity of Creation 없이는 모두 헛수고이기에, 그 첫 글자들로 이루어진 JPIC는 한 단어가 되었고, 오늘날 ‘가톨릭 사회 교리’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이 책은 ‘JPIC’라는 개념을 확실히 하고, 예언자가 세상을 바라보듯 우리도 오늘날 세상 현실을 구체적으로 바라보게 하며, 더욱 근본적인 변화의 필요와 그 근거를 성경과 교회의 가르침에서 찾아 제시합니다. 그래서 인류의 시선을 인간의 욕망이 아닌, 창조주를 향해서 돌릴 것을 촉구합니다.

생태 위기 시대를 사는 모든 이, 특히 JPIC 운동에 대해 알고 싶은 이, 지구의 위기 극복을 위한 교회의 인식이 궁금한 이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인류는 집단행동과

 집단 자살의 갈림길에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은 기후 위기에 대해 “인류의 절반이 (기후 위기의) 위험 지역에 살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화석 연료 중독을 끊지 못하고 있다.”라고 경고하며 덧붙였다. “우리에겐 집단행동과 집단 자살이라는 선택지가 있다. 그것은 우리에게 달렸다.” 연일 이어지는 충격적인 기사를 접하면서 기후 위기가 현실이 되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비슷한 기사들을 이제는 뉴스나 소셜미디어 등에서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폭염과 코로나 재유행,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무역 분쟁, 사회 계층 간의 갈등 등 여러 위기가 상존하는 2022년의 대한민국은 어떠한 선택을 하게 될 것인가? 

예수회원이면서 서강대학교 교수로 있는 조현철 신부는 이 책 『JPIC, 예언자의 세상 읽기』에서 오늘날 현대 사회가 처한 위기 극복을 위한 교회의 가르침인 JPIC(정의Justice, 평화Peace, 창조 보존Integrity of Creation)를 소개한다. 다소 생소할 수도 있는 JPIC의 개념에 대한 소개와 JPIC의 성경적 근거 그리고 오늘날 세상이 처한 위기를 다루며 시작하는 이 책은,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세상이 ‘훼손’되는 근원으로 ‘자본주의’와 ‘소비주의’ 그리고 ‘기계론적 세계관’을 제시하며, 그것들을 극복하기 위해 ‘창조 질서’를 보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그 역할을 맡아 삶으로 실행하는 ‘예언자’의 역할을 수도자를 비롯한 그리스도인이 삶으로 살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보시니 좋았다.”(창세 1,10). 

그런데 지금도 좋으실까? 

구약 성경의 창세기에는 하느님께서 처음 세상을 창조하실 때, 하늘과 땅과 바다, 동물과 식물, 해와 달과 별들을 만드시고 난 후, “보시니 좋았다.”(창세 1,25)라고 나와 있다. 그러나 그 이후 성경에 등장하는 거의 모든 기록에서는 하느님께서 보시기 좋으셨던 세상의 모습은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인간이 ‘죄’로 인해 하느님에게서, 서로에게서 멀어지고 다시 돌아서 다가가는 무수한 증언의 모음집이 바로 성경이 아닐까 싶은 정도이다. 

굳이 성경의 시대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실상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를 조금만 둘러봐도 하느님께서 세상을 창조하면서 “보시니 좋았다.”(창세 1,25)라고 하셨던 마음을 느끼기는 매우 힘들 것이다. 기후 위기와 로 고통받는 생명들, 산업 발전이라는 명목으로 사라져 가는 생명들, 인간의 편의에 쌓여 가는 쓰레기와 각종 오염 물질들, 권력을 가진 소수만을 위한 정치, 그 정치의 결과로 벌어지는 전쟁과 분쟁, 그 잔혹한 폭력으로 고통받는 사람들, 모든 것을 손익으로 구분하는 경제 구조가 야기한 약자들에게 가해지는 폭력 등 오늘날 우리 세상의 모습을 과연 하느님께서는 “보시니 좋았다.”라고 할 수 있으실까? 


정의와 평화 그리고 창조 보전(JPIC) 

지구와 우리의 생존을 위한 ‘복음’ 

‘JPIC’라는 단어는 생소한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JPIC를 구성하는 ‘정의’와 ‘평화’ 그리고 ‘창조 보전’이라는 각각의 단어는 어렵거나 낯선 단어는 아니다. JPIC의 의미도 어렵거나 다르지 않다. 단지 정의와 평화가 그것을 주장하는 이들의 이권이나 신념에 따라 누군가에게는 폭력으로 자행되기도 했던 인류의 역사와 비교해 볼 때, JPIC는 ‘창조 보전’ 즉, “하느님께서 심어 놓으신 그 질서”(「기쁨과 희망」 78항)에 근거한 정의와 그 정의의 실현이 가져온 결과로써의 평화를 의미한다는 점이 JPIC를 이루는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JPIC는 창조 질서의 파괴에 직면한 오늘날의 교회가 자신의 믿음을 어떻게 고백하고 실천할지 깊이 반성한 결과이자 응답이다. 1965년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교회가 당시 세계에 만연한 빈곤과 불의의 극복을 위해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그리스도의 사랑과 정의를 어디에서나 증진하도록 보편 교회의 한 기관”(「기쁨과 희망」 90항) 설립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시작된 움직임은 1967년 성 바오로 6세 교황이 ‘정의평화위원회’를 교황청에 설립한 것을 비롯해 2020년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 「모든 형제들」에 이르기까지 사회적 약자와 자연에 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촉구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과 실천을 요구하는 활동으로 이어져 왔다. 


JPIC와 예언자 

예언자는 누구인가? 

구약 성경에 등장하는 ‘예언자’는 대부분 사람들이 듣고 싶어 하지 않는 메시지(하느님의 말씀)를 굳건한 사명감으로 사람들에게 전해야 했다. 예언자들은 대체로 자신의 소명을 깨닫고 그것을 실천하는 가운데 수많은 고난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그들은 세상에서 도피하지 않고 늘 세상일에 깨어 있으면서 동시에 하느님의 뜻에도 깨어 귀 기울여, 세상에 하느님 말씀 전하는 데 투신하였다.

유다교 신학자 아브라함 헤셸Abraham Heschel은 예언자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예언자의 눈은 그가 살고 있는 현장에 쏠려 있다. 그러나 그의 귀는 하느님께로 열려 있다.” JPIC는 이 시대의 예언자가 세상을 읽는 법이다. 즉, 하느님의 뜻이 담긴 창조 질서를 이해하고, 그 창조 질서에 비추어 세상의 현실을 볼 수 있으며, 창조 질서와 세상 사이의 괴리를 의식하고, 하느님의 뜻에 따라 현실을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예언자의 소명은 특정한 누군가에게만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느님의 뜻이 담긴 창조 질서를 보전하여 세상에 정의를 실현하고 평화를 일구는 것은 인간의 소명이기도 하다. 즉, 이미 우리 모두는 예언자의 역할을 실천해야 하는 부르심을 받은 것이다. 


“위기의 시대를 극복하는 

 교회의 가르침“ - 강우일 주교 

모두에 전술한 오늘날 세상의 위기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 이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러한 위기의 거의 대부분은 인간의 욕망에 근원을 둔다. 그러나 인간의 욕망을 자극하는 사회 제도적 분위기 역시 아주 중요한 원인 중의 하나이다. 자본주의와 소비주의는 자본과 자본의 소비에 의한 재화의 구매를 다른 모든 가치들보다 우선시함으로써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세상과 인간을 등한시하는 부정적인 가치관이 형성되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이는 16세기 르네상스 시대를 거치면서 생명이 깃든 세계를 물질로 이루어진 기계적 질서로 보는 인식의 전환에서 비롯되었으며, 그로 인해 창조 질서와 그 피조물을 자본의 아래에 두어 소비의 대상으로 여기기 시작했다. 자본주의와 소비주의 그리고 기계론적 세계관은 성장을 최고의 가치로 보는 ‘성장 이데올로기’를 구축했고, 오늘날 세상의 위기는 바로 이 성장 이데올로기로부터 시작됐다. 

그 위기의 극복을 위해 우리는 성장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피조물을 이용과 착취의 대상으로 보았던 기계론적 세계관에서 벗어나 하느님께서 맡기신 우리 “공동의 집”을 지키기 위해 창조 질서를 따르는 생태론적 세계관을 견지해야 한다. 이 책의 추천사를 쓴 前제주 교구장 강우일 주교는 JPIC가 ‘욕망’을 좇던 시선을 나와 주변 그리고 하느님께로 돌리라는 촉구이고, 그 삶에 온전히 투신하라는 외침이며, 인류의 번영이 아닌 지구의 생존을 걱정해야 할 오늘날의 위기를 극복 하는 21세기의 새로운 복음이라고 언급하면서 다음과 같이 이 책을 추천했다. 


“이 책에서 우리는 … JPIC에 관한 정보와 함께 우리가 왜 JPIC에 대해 바로 알아야 하고, 세상에는 왜 JPIC가 필요하며, JPIC를 따르는 삶이 어째서 중요한지에 대해서도 알고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은 바로 오늘날 이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더 이상은 묵과할 수 없는 세상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하느님의 가르침을 전하는 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추천사 ‘위기의 시대를 극복하는 교회의 가르침’, 10쪽. 



추천사 위기의 시대를 극복하는 교회의 가르침 008


머리말 생태적 회심을 위한 상상력과 희망 012



제1부 JPIC로 읽는 세상


1장 JPIC는 무엇인가? 018

정의, 평화, 창조 보전의 세 가지 함의 019

JPIC의 역사적 개괄 021


2장 예언자는 누구인가? 025

JPIC와 예언자 025

세상 읽기 027

JPIC는 인간의 소명이다 028


제2부 세상의 현실


1장 사회의 위기 030

닫힌 세상의 그림자 030

배척과 불평등의 경제 032 

[경제적 불평등의 세계적 현황] 034

더 불안정해지고 더 위험해진 노동 035

[우리나라의 비정규직, 출생율, 자살률 현황] 036

[우리나라의 산업 재해 사망자 현황] 038

시장이라는 새로운 독재 039

우울한 나라, 한국 041

두려움이 우리 사회를 움직인다 043


2장 자연의 위기, 인간의 위기 045

보이는 쓰레기 045

감춰 놓은 쓰레기 046

[고준위 핵폐기물 영구 처분장 현황] 048

보이지 않는 쓰레기 049

기후 변화는 기후 위기다 050

[기후 변화의 차등적 책임과 대응 현황] 053

[우리나라의 주요 탄소 배출원 현황] 056

기후 위기, 식량 위기 057

[우리나라의 식량과 곡물 현황] 059

하느님 보시기에, 세계는 지금 061



제3부 창조 질서 


1장 창조 질서란 무엇인가 064

첫 번째 창조 이야기(창세 1,1-2,4) 066

두 번째 창조 이야기(창세 2,4-25) 070

인간의 자유, 사랑의 자유 075


2장 하느님의 행동 양식 079

자기 제한 079

분배와 공유 081

육화와 나자렛 예수 082


3장 창조 질서는 사랑의 질서다 085

땅은 하느님의 것이다 088

역사로 살펴본 창조 질서 090


4장 창조 질서와 하느님 나라 093

예수님의 비유 093

예수님을 따르는 길 095



제4부 창조 질서 훼손의 근원


1장 자본주의 098

자본주의는 창조 질서를 훼손한다 099

자본주의는 노동과 삶을 피폐화한다 101

자본주의는 성장해야 한다 104

행복은 성장과 비례하지 않는다 107

성장과 함께 불평등도 늘어난다 108

성장은 자연 생태계를 훼손한다 111

노동 시간 단축이 해법이다 113


2장 소비주의 116

자본주의의 귀결 116

관계의 상품화 118

자율성의 훼손 120


3장 기계론적 세계관 123

인식은 행동을 지배한다 123

세계를 물질로 환원하다 125

기술 지배 패러다임 128

기술, 진보의 상징이 되다 131

기술에서 기술주의로 133

인간 중심주의 135



제5부 성장 이데올로기와 근원적 전환


1장 성장이라는 이데올로기 140

패권을 차지한 성장 이데올로기 141

성장이 ‘발전’이 되다 142

성장의 몸부림 145

경제 성장은 기하급수적 증가다 146


2장 성장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기 151

기계론적 세계관에서 생태론적 세계관으로 151

상상력의 해방 156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157

탈성장 담론의 등장 161

개인의 변화에서 세계의 변화로 163



제6부 근원적 전환과 창조 질서 보전


1장 성경 속 근원적 전환의 원천 166

안식일은 창조 질서를 보전한다 167

안식년과 희년은 창조 질서를 보전한다 173

예수, 안식일과 희년을 살다 176

생태적 회개는 창조 질서를 보전한다 181


2장 교회 전통 속 근원적 전환의 원천 184

기도는 창조 질서를 보전한다 184

성사는 창조 질서를 보전한다 188

수도 생활은 창조 질서를 보전한다 194


3장 모든 그리스도인의 소명 200

평신도 그리스도인과 수도자 200

주일을 안식일 정신으로 지내기 201

일상에서 안식일 정신 실천하기 204

함께 대안 모색하기 206



맺음말 JPIC, 예언자의 세상 살기 209


215


참고 문헌 220





글쓴이 조현철 

예수회 사제. 현재 서강대학교 교수, 녹색연합 공동 대표, ‘비정규노동자의집 꿀잠’ 대표, JPIC 양성 학교장, 예수회 JPIC 위원회 위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서강대학교에서 전자 공학으로 1981년 공학사, 1987년 공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0년 예수회에 입회하여 미국 웨스턴 예수회신학교에서 1998년 신학 석사(M.Div.), 2000년 신학 석사(STL) 학위를 받고 같은 해 사제품을 받았다. 2004년 바티칸 그레고리안대학교에서 신학 박사(STD) 학위를 받았고, 2006년부터 서강대학교 신학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