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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앞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지만 온몸으로 하느님을 연주하는 작은 피리가 되고 싶어하는 이현주 목사의 고백적인 신앙 수상록.
가장 자연스러운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하느님을 만나고, 그 힘을 바탕으로 이웃들과 어울려 살아가는 저자의 내적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이 책은 월간 <생활성서>에 ‘날마다 은총 속에 죽어가는 사람 이야기’라는 칼럼으로 연재되었던 내용을 묶은 것이다.
저자는 먼저 낸 자전적 신앙 에세이 <돌아보면 발자국마다 은총이었네>에 이어 이 책에서도 자신의 삶에서 겪은 크고 작은 사건들을
신앙의 눈으로 바라보고, 그 안에 담긴 특별한 은총을 발견해 낸다. 이번 책에서는 시간과 함께 더욱 비워지고 투명해지는
저자의 시선을 느낄 수 있는 시들이 마음을 끈다. 장마철이었던 어느 날 밤, 보따리를 들고 교회를 찾아온 노인을 내쫓듯이
보내고 난 다음에 겪은 뼈아픈 절망감과 그런 아픔 뒤에 만난 하느님의 자비, 벌 한 마리나 돌멩이 하나와의 인연도 허투루 생각하지 않고
자신을 비춰 보는 거울로 삼는 철저한 성찰 등을 만나게 된다. 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아무런 일도 하지 않으면서,
 바로 내면의 침묵으로 소리를 내는 행복한 신(神)의 작은 피리가 되는 것이 저자의 꿈이며 희망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現象)을 넘어서 안에 담긴 진상(眞相)을 발견하는 눈, 인생살이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필연(必然)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지혜, 실패와 과오를 다시 일어서게 하는 디딤돌로 바라보는 가르침도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보화들이다. “어리석은 인간을 깨우침의 새벽으로 이끄시는 분께 바쳐지는 소박한
기도가 되기를 바라는 저자의 원의대로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예수님을 스승으로 모시는 기쁨,
그 기쁨 때문에 자기를 비워가는 행복을 느끼게 될 것이다. 아울러 책 본문 중에는 판화가 이철수 씨의 작품들이 컬러로 삽입되어 있다.
단순한 구도와 농축적으로 표현한 메시지, 그리고 여백의 조화를 살린 그의 작품들은 저자의 의도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작품 자체로도 독자들에게 삶을 관조하게 하는 여유로움을 선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