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을 어떻게 읽어야하는가’ 라는 질문을 해 보셨나요? 아니 성경을 왜 읽어야하는지 생각해 보셨나요? 성경말씀에 “한 처음에 말씀이 계셨다… 말씀은 하느님과 같은 분이었다”(요한복음 1장1절)고 하는데 무슨 뜻일까요? “말씀이 사람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신다” (14절) 는 것은 또 무엇이며, ‘성경은 생명의 말씀이다,’ ‘말씀으로 살아간다'라고 하는 분들이 계신데, 도대체 그게 무슨 뜻일까요?
이런 질문을 해 보셨다면, 그리고 답이 궁금하시다면, <세상을 치유하는 25가지 지혜>를 한번 읽어 보시길 권합니다.
도대체 오래된 옛날 이야기, 문화도 역사도 생경한 중동 이스라엘 민족의 이야기가 21세기를 살아가는 한국사람들에게 어떻게 의미있는 텍스트가 되는지, 내 삶에 직결되는 이슈를 다루는지, 내가 고려해봄직한 제안을 하는지, <세상을 치유하는 25가지 지혜>가 해답의 실마리를 제공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아마도 저자인 김영선 수녀님은 구약성서학자로서 성경 연구 속에서, 수도자로서 기도속에서, 말씀과 삶을 연결하려는 노력을 오랜 시간 부단히 경주해 왔을 것입니다. 그 열매가 7여년간 월간 생활성서의 에세이로 맺어졌고, 이렇게 단행본으로 모아져 우리 손에 주어졌습니다.
그리스도교에서는 신이 인간의 몸으로, 특정한 시간에 특정한 공간에서 태어났다고 합니다. 그 신은 ‘예수'라는 이름의 인간으로 태어납니다. 이 ‘역사적’ 사건은, 구약이라는 방대한 텍스트의 조합을 통해, 그 의미의 전반이 드러납니다.
구약은 하느님이 사랑하는 당신의 피조물인 인간의 ‘구원'이라는 목표를 향해가는 과정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구약을 통해 우리는 하느님이 끊임없이 ‘인간'을 찾아 (인간이 하느님을 구하는 것이 아닌) 사랑을 하고자 하시는 가운데 인간이 이를 외면하고, 길을 벗어나 당신과의 약속을 잊고 어기다가, 다시 회개하고 돌아오기도 하고, 또 다시 하느님을 잊고 우상을 섬기다가 사라져가는, 그 모든 과정을 기록하여 결국 왜 하느님이 당신의 아들 ‘예수'를 인간 세상에 보낼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맥락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구약에 그려진 인간 사회는, 시대상이 다를 뿐 현재 우리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여전히 인간 사회는 부조리하고 불의가 가득하며, 그안에서 인간은 불안해하고 죄를 범하기도하며 다양한 고통 속에 살아갑니다.
<세상을 치유하는 25가지 지혜>는 구약시대에 하느님의 사랑에 다양하게 반응한 인간들을 통해 우리가 무엇을 배울 수 있을지 보여줍니다. 여기에는 제가 성경을 통독했을 때 좋아했던, 욥, 하바쿡, 그리고 코헬렛이 등장합니다. 저자는 욥을 통해 우리의 ‘앎'과 ‘믿음'의 경계가 어디인지, 하느님의, 삶의 신비가 무엇인지를; 하박쿡을 통해 고통스런 현실앞에서 우리가 ‘믿음'을 지키는 것이 ‘기도'를 통해 가능하다는 것을; 그리고 코헬렛이 말하듯, 앎, 믿음과 기도속에 우리는 하느님이 주신 이 세상의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지금, 여기서 만끽하며 어느 누구도 빼앗아갈 수 없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저자는 아주 오래전 멀리 중동의 한 민족에게 일어난 하느님과의 역사가 오늘날 우리에게 어떤 위로와 용기를 주며, 우리가 어떤 선택을 통해 이웃과 자연과 함께 생명을 지속할 수 있는지를 25편의 에세이를 통해 보여줍니다. 무더위에 달아낫던 입맛을 되찾아주는 묵은지 한 조각처럼 저자의 깊이있는 하느님 말씀 이해가 이 초가을에 제게 커다란 깨달음과 기쁨을 줍니다.
아, 저자의 ‘25가지 지혜시리즈’의 다른 책들도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성경 말씀이 내 삶에서 계속 살아 숨쉬도록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