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종교의 대립은 어떻게 보면 이제 진부해 보이기까지 한 주제입니다. 

종교를 가진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이성과 신앙이 서로 적대시할 이유는 없음을 당연히 받아들이기 때문이고, 

과학 만능주의의 입장에서 보면 도덕 부분을 제외하고 종교의 순기능을 이야기하는 것이 무가치해 보이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가치가 있는 이유는, 그저 '창조주 위치로서의 신'을 상정하는 것만으로도 

과학과 종교의 간극을 메꾸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안일한 사람들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이 책의 저자 김도현 신부님은 먼저 그들에게 과학 만능주의자들의 주장이 얼마나 정교하고 체계적인지를 보여줍니다.

그러면서도 과학 만능주의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우주론과 진화론에도 '비과학적인' 맹목의 영역이 있음을 정확히 지적함으로써

 현대 과학 시대에도 어째서 신앙을 갖는 것이 '비이성적인' 행동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이 과정에서 신부님의 문체는 간결하고 명료하기 때문에 누구라도 이해하기 쉽다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이 책을 중고등부 교리 교사 또는 자모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신앙의 '사춘기'를 겪는 이에게 그 사춘기가 너무 심하게 엇나가지 않게 잡아줄 수 있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